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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美 LNG ‘승부수’… 넥스트디케이드 지분 확대 속내

390만 달러 투입, 지배력 강화·주가 방어 ‘두 토끼’
리오그란데 6호기 증설 시동… ‘한화오션’ 운송 수주 기대감
“에너지 밸류체인 완성 퍼즐”… 북미 시장 공략 가속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업체인 ‘넥스트디케이드(NextDecade)’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북미 에너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업체인 ‘넥스트디케이드(NextDecade)’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북미 에너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업체인 넥스트디케이드(NextDecade)’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북미 에너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주가 부양을 위한 투자를 넘어,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LNG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하고 핵심 파트너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팁랭크스(TipRanks)6(현지시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넥스트디케이드 주식 636963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보도했다.

저가 매수 기회57억 원 투입해 책임 경영 의지


팁랭크스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이번 매입은 지난 5일 이뤄졌다. 총 매입 규모는 3907110달러(57억 원), 이번 매입은 넥스트디케이드 주가가 연초 대비 약 25% 하락한 시점에서 단행됐다.

월가에서는 주요 주주나 내부자의 지분 매입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한다. 기업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대주주가 현재 주가를 저평가 상태로 판단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팁랭크스는 이번 거래를 주요 투자 알림(Major Investment Alert)’으로 분류하며 시장의 주목을 환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번 행보는 넥스트디케이드가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리오그란데 LNG’ 사업의 확장을 앞두고 이뤄져 더욱 눈길을 끈다. 넥스트디케이드 측은 최근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에 리오그란데 LNG 터미널의 6호기(Train 6) 액화 설비와 추가 선석 증설을 위한 사전 절차를 시작했다. 회사 측은 오는 2026년까지 본 신청서를 제출해 승인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화오션과 시너지 정조준… 에너지 생태계 큰 그림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지분 확대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주도하는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구축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한다. 방산과 함께 에너지를 그룹의 양대 축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화는 이미 넥스트디케이드의 리오그란데 1차 사업(Train 1~3)에 대규모 자금을 댔다. 여기에 한화오션이 가진 LNG 운반선 건조 기술을 결합해 가스 생산(넥스트디케이드)-운송(한화오션)-발전 및 활용(한화임팩트)’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위기로 에너지 안보가 부상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LNG 공급원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한화가 지분을 늘린 배경에는 넥스트디케이드의 사업 확장을 돕는 한편, 앞으로 늘어날 LNG 운송 물량을 한화오션으로 가져오겠다는 셈법이 깔려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리오그란데 프로젝트와 관련해 LNG 운반선 건조 계약을 따내는 등 넥스트디케이드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재무 유동성 지원 사격… 시장 신뢰 회복 과제


넥스트디케이드의 재무 상황 변화도 이번 투자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넥스트디케이드 자회사는 최근 5000만 달러(737억 원) 규모의 대출 계약 조건을 고쳤다. 재무적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조치였으나, 시장 일각에서는 유동성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주주인 한화가 자금을 추가로 넣은 것은 시장의 불안 심리를 다독이고 책임 경영을 다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하다. 넥스트디케이드 주가는 지난 1년 사이 24.94%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165000만 달러(24300억 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팁랭크스의 기술적 지표 역시 현재 매도(Sell)’ 신호를 가리키고 있다. 대규모 인프라 사업 특성상 환경 규제나 정책 변화 변수에 노출될 수 있어서다.

이석우 런던증권거래소(LSEG) 수석연구원은 "미국 내 LNG 프로젝트는 정권 교체나 환경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한화로서는 넥스트디케이드 사업이 궤도에 오를 때까지 지속적인 자금 수혈과 파트너십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넥스트디케이드 내 발언권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오는 2026년 리오그란데 LNG 추가 증설 신청이 순항한다면, 한화그룹의 에너지 밸류체인 전략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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