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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실험은 끝났다"…2026년 AI 보안, '섀도 AI'·양자 위협과 전면전

자율 보안 관제(SOC) 등 실전 배치 가속화…FIDO2 등 인증 체계 강화 필수
'묻지마 도입'서 CFO 주도 '성과 검증'으로 전환…초기 프로젝트 40% 수정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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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을 바라보는 글로벌 IT와 보안 업계의 화두는 명확하다. '호기심에 의한 탐색'의 시대는 저물고, '전략적 채택'과 '방어 태세 확립'의 시대가 도래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기업의 보안 리더들은 AI 플랫폼을 뒷받침할 운영 체계의 고도화를 요구받고 있다.
IT 전문가인 올레그 고만(Oleg Gohman)은 최근 예루살렘 포스트 기고를 통해 2026년 사이버 보안 지형이 "테스트 단계에서 완전한 구현 단계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율 보안 관제 센터(Autonomous SOC)와 AI 기반 위협 탐지 시스템이 더 이상 시범 프로젝트(Pilot)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대규모의 심층적인 실제 배치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부의 적, '섀도 AI'를 잡아라


AI의 확산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보안 구멍을 만들어낸다.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이른바 '섀도 AI(Shadow AI)'와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의 무분별한 확산(Sprawl)'이다. 이는 IT 부서의 공식적인 승인 없이 개별 사업 부서나 직원이 임의로 AI 도구를 업무에 도입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현장의 편의를 위해 도입된 이 '그림자 도구'들은 데이터 유출의 주범이 될 수 있으며, 기업을 심각한 규제 위반(Compliance)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 리더들은 명확한 AI 사용 정책을 수립하고, SaaS 보안 관리 체계를 도입해 통제권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패스키'와 '제로 트러스트'의 부상


보안의 기본인 '신원(Identity) 보호'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단순히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수준을 넘어, 피싱 공격에 내성을 가진(Phishing-resistant) 인증 방식이 필수적인 투자처로 지목된다. 패스키(Passkeys)와 FIDO2 보안 키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으며, 특히 관리자급이나 고위험군 직무 종사자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중요한 것은 인증의 '지속성'이다. 단 한 번의 로그인으로 신원을 보장받던 시대는 지났다. 지속적인 검증(Ongoing verification)과 최소 권한 접속(Least-privilege access) 원칙을 적용하고, 위험 수준에 따라 네트워크를 세분화(Segmentation)하는 전략이 2026년 보안의 핵심 뼈대가 될 전망이다.

양자 컴퓨터, "지금 훔쳐 나중에 푼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ing)의 위협에도 대비해야 한다. 사이버 범죄자들은 이미 '지금 수집해서 나중에 해독한다(Harvest now, decrypt later)'는 전략으로 암호화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되어 현재의 암호 체계가 무력화될 시점을 노리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양자 내성 암호(Quantum-resistant cryptography)'로의 전환을 시작하는 것이 미래의 대재앙을 막는 유일한 길이다.

CFO가 주도하는 '돈 되는 AI'


기술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기업들의 AI 도입 방식도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2026년은 '실험적 탐구'에서 '검증된 솔루션의 전략적 구현'으로 무게추가 이동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생성형 AI는 이제 투기적 단계를 벗어나 실제 업무에 적용되어 가치를 창출하는 실용적 단계로 진입했다.

물론 시행착오는 존재했다. 초기 AI 프로젝트의 약 40%는 수정이나 방향 전환이 필요했다. 이는 조직이 겪는 자연스러운 학습 곡선(Learning curves)의 일부다. 기업들은 이러한 실패 경험을 자산 삼아, 지속 가능한 AI 이니셔티브를 위한 더 단단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오픈AI(OpenAI)의 공동 창업자 안드레 카파시(Andrej Karpathy)를 비롯한 개발자와 연구자들이 자율 AI 에이전트의 현재 능력과 발전 경로에 대한 현실적인 기술적 가이드를 제공하면서, 기업들은 막연한 환상이 아닌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됐다.
주목할 변화는 자금 집행의 합리화다. 2026년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기술 리더가 협력하여 '측정 가능한 수익(Measurable returns)'이 보장되는 고효율 AI 사용 사례에 자금을 집중하는 규율 잡힌 투자가 대세가 될 것이다. 혁신 예산과 비즈니스 성과 간의 일치(Alignment)를 추구하는 이러한 시장 합리화는, 결국 실질적인 조직 가치를 제공하는 솔루션에 자본을 집중시킴으로써 기술 생태계 전반을 건강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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