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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해군사령관 "자국 잠수함 건조 불필요…한화·독일 기업 기술력 도입이 현실적"

"1960년대 이후 첫 신규 도입…국내 조선 역량 한계 인정"
2025년 10월 30일 목요일, 데이비드 맥긴티 국방부 장관, 김민석 국무총리, 마크 카니 총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총리가 대한민국 거제도 한화해양조선소에서 잠수함을 견학하고 있다. 사진=캐나다 언론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10월 30일 목요일, 데이비드 맥긴티 국방부 장관, 김민석 국무총리, 마크 카니 총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총리가 대한민국 거제도 한화해양조선소에서 잠수함을 견학하고 있다. 사진=캐나다 언론
캐나다 해군 수뇌부가 신형 잠수함 국내 생산 구상을 거부하면서 한국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 간 수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현지시각) 캐나다 네셔널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앵거스 탑시 캐나다 해군 중장은 한국 방문 중 국내 잠수함 건조를 두고 부정적 견해를 드러내며 빠른 전력 확보와 생산 라인 유지의 어려움을 핵심 이유로 제시했다.

해군사령관 "빠른 도입과 생산라인 유지가 관건"


탑시 중장은 지난달 한국 한화오션 조선소를 방문했을 때 데이비드 맥귄티 국방장관, 마크 카니 총리와 함께 노후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할 후보 잠수함을 살펴봤다. 그는 "우리는 이 잠수함을 빠르게 필요로 한다""잠수함 산업은 지속적인 생산 라인이 필요하고, 충분한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으려면 생산 라인을 유지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현재 캐나다 순찰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통해 빅토리아급을 대체할 최대 12척의 신형 잠수함 도입을 진행 중이다. 캐나다는 1960년대 냉전 이후 신규 잠수함을 구매한 적이 없으며, 한 번에 12척을 주문하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8월 캐나다 정부는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를 적격 공급업체로 선정해 발표했다.

캐나다 정부는 2028년까지 계약을 체결하고 2035년까지 첫 잠수함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가 보유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 가운데 1척만 가동 가능한 상태로, 나머지는 부품 조달도 어려워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독일 기업 모두 기술적으로 캐나다 내 건조가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인프라 구축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캐나다는 시간에 쫓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측은 2026년 계약 체결 시 2035년까지 4척의 KSS-III급 잠수함을 인도할 수 있으며, 그 이후 해마다 1척씩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이를 통해 노후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일찍 퇴역시켜 10억 캐나다달러(1조 원)의 유지비 절감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프로젝트 규모는 잠수함 구매만 최대 200억 캐나다달러(20조 원)에 이르며, 30년 운용 및 유지보수 지원까지 포함하면 최대 600억 캐나다달러(6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 방위산업 분석가들은 실제 비용이 최대 1000억 캐나다달러(102조 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잠수함은 해외 구매하면서 수상함은 왜 다른가

캐나다는 과거에도 미국, 영국, 독일산 잠수함을 운용해왔으며 잠수함은 점보 제트기, 전투기, 항공모함처럼 캐나다에서 만들지 않는 품목 중 하나다. 현재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1998년 영국에서 중고로 구매했으며, 2000년부터 2004년 사이 인도받았다.

흥미로운 점은 캐나다가 잠수함이나 전투기의 해외 구매는 받아들이면서도 수상함의 해외 조달에는 논란이 생긴다는 것이다. 캐나다의 국가조선전략(NSS)은 납기 지연, 엄청난 비용 초과, 때로는 완전한 실패로 평가받고 있다. 의회예산처(PBO)2021년 캐나다 수상전투함(CSC) 15척의 건조 비용이 당초 600억 캐나다달러(61조 원)에서 770억 캐나다달러(78조 원)로 늘어났다고 집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 비용이 800억 캐나다달러(81조 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캐나다 감사원은 2021년 보고서에서 NSS가 캐나다가 국내·국제 의무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전투함과 비전투함을 제때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선박의 인도가 크게 밀리고 있으며, 추가 지연이 발생할 경우 신형 선박이 운용되기 앞서 여러 선박이 수명을 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C페리는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페리를 운항해온 데 다른 논란이 거의 없었지만, 최근 같은 중국 조선소에서 4척의 신규 페리를 구매하기로 결정하자 정치권 전체가 사실상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캐나다 연방 정부 산하 국영기업 마린 애틀랜틱은 중국 웨이하이 소재 차이나 머천츠 진링 조선소에서 건조한 페리를 운항 중이다.

기업 보조금 비판 속 국방 투자는 계속


한편 캐나다 정치인들은 기업 보조금을 반대한다고 말하지만, 정권을 잡으면 기업 보조금을 나눠주는 것은 경제적·현실적·정치적 타협이 아니라 상상력의 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캐나다 정부는 전기차(EV) 배터리 산업에 거액의 보조금을 투입해왔다. 온타리오주와 퀘벡주는 노스볼트에 46억 캐나다달러(46900억 원), 폭스바겐에 132억 캐나다달러(134800억 원), 스텔란티스에 150억 캐나다달러(133100억 원), 아사히 카세이에 16억 캐나다달러(16300억 원) 등 총 314억 캐나다달러(32조 원) 이상을 지원했다. 의회예산처는 EV 배터리 공장과 공급망 보조금이 최대 436억 캐나다달러(445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집계했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협정을 떠나고 EV 규제를 폐지하면서 캐나다의 EV 투자가 위기를 맞았다. 노스볼트는 파산 위기에 처했고, 퀘벡주 정부는 지난 970억 캐나다달러(71400억 원) 규모의 노스볼트 EV 배터리 프로젝트 지원을 철회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카니 총리는 지난 6월 캐나다가 올해 국방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2032년까지 2%를 달성하겠다던 목표를 5년 당겼다. 캐나다는 또한 6월 네덜란드 헤이그 나토(NATO) 정상회의에서 2035년까지 GDP 대비 5%의 국방 지출 목표에 합의했다.

카니 총리는 "우리는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우리 방위산업 자본 지출의 4분의 3을 미국에 몰아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과의 방위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잠수함, 항공기, 장갑차, 포병 장비는 물론 레이더 시스템, 무인기, 북극 모니터링 센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는 2023688대의 F-35 전투기를 190억 캐나다달러(194000억 원)에 구매하기로 계약했으나, 올해 3월 카니 총리는 F-35 구매 재검토를 지시했다. 캐나다 정부는 이미 첫 16대에 대한 대금을 지불했으며, 첫 인도는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 하지만 국방부 검토 결과 주문을 나누는 것이 군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네셔널포스트는 캐나다인들은 외국에서 만든 물건을 사용하는 데 완전히 만족하고 있으며, 정치인들은 단순히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는 것만으로 지출하지 않는 모든 돈을 자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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