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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은 총재들 잇단 경고...“성급한 금리 인하, 물가 잡기 어렵게 할 것”

슈미드·로건·해맥 연은 총재, 금리 인하 결정에 이견…인플레 우려 재점화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8월21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2025년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8월21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2025년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이번 주 금리 인하 대신 동결을 유지해야 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야후 파이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제프 슈미드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기보다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본다”면서 “고용시장은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는 점이 더 큰 우려 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물가 안정이 완전히 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금리 인하는 “정책 신뢰성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슈미드 총재는 “정책금리를 0.25%포인트(25bp) 인하하는 것이 노동시장 내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큰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는 기술 변화나 인구구조 변화 등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면, 금리를 인하해 연준의 ‘물가상승률 2% 목표’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경우, 오히려 인플레이션에 더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금리를 동결해야 했다”면서 슈미드 총재의 견해에 동조했다. 로건과 해맥 총재는 올해 FOMC 회의에서 의결권은 없다.

연은 총재들의 잇따른 금리 동결 지지 발언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회의 이후 “12월 추가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이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고 밝힌 데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슈미드 총재는 여름 이후 지속적으로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수요를 억제하고 물가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해 왔다.

현재 미국 정부 셧다운(업무 중단)으로 인해 공식 물가 통계 발표가 대부분 중단된 가운데, 소비자물가지수(CPI)만이 유일하게 공개된 인플레이션 지표다.

9월 미국의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3.0%로, 시장 예상치(3.1%)보다 0.1%포인트 낮았지만, 8월의 2.9%에서 소폭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3.0%를 기록해, 전월(3.1%)보다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이날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공개가 무산됐다. 파월 연준 의장은 CPI 흐름을 감안할 때 “PCE 상승률이 약 2.8%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상당한 문제로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인플레, 여전히 심각한 문제

연준은 지난달 29일 열린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25bp) 인하했다. 이는 연속 두 차례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의견이 엇갈렸다. 슈미드 총재는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고,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0.5%포인트(50bp)의 대폭 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한편,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올해 투표권은 없지만 “다수의 판단에 동의하며 0.25%포인트 인하는 타당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그 결정에는 일부 우려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심각한 문제임을 잊어서는 안 되며, 이를 다시 2% 목표 수준으로 끌어내려야 한다”면서 “아직은 가능하다고 보지만, 금리 인하가 반복될수록 정책이 점점 중립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보스틱 총재와 해맥 총재는 이날 댈러스 연은 패널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해맥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더 바람직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치(2%)보다 약 1%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발표된 대규모 감원 소식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현재 금리는 경기 둔화나 부양을 유도하지 않는 중립 수준에 가깝고, 정책이 실제로 제약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평가했다.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최근의 금리 인하 결정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로건 총재는 이날 댈러스에서 열린 연설에서 “팬데믹 이후 정점 대비 인플레이션이 크게 하락하긴 했지만, 아직 2% 목표 수준으로 확실히 복귀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현재의 경제 여건은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수준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슈미드 총재는 “연준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상승한 뒤에 대응하기보다, 그 이전에 선제적으로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다소 제약적인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인플레이션 기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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