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금리정책 온도차에 달러 콜옵션 거래 급증… 日 정부 “투기적 환율 변동 면밀히 주시”
이미지 확대보기지난달 3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달러 강세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의 콜옵션 거래량이 급증했다. 미국 예탁결제청산회사(DTCC)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달러 강세 시 수익을 내는 콜옵션의 거래 규모는 명목가치 기준 1억5000만 달러 이상으로,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풋옵션 거래량의 6배에 달했다.
이날 달러화는 엔화 대비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하며 한때 154.43엔까지 올랐다.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추가 인상 시점에 대해 명확한 신호를 내지 않으면서 엔화를 압박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은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48%로 보고 있지만, 실제 금리 인상은 내년 3~4월경에야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미국 연준은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이 “12월 추가 인하가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하면서 신중함을 내비치자, 달러화는 오히려 상승했다.
양국 중앙은행의 정책에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지자, 매크로 헤지펀드들은 달러/엔 환율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베팅하고 나섰다.
노무라 인터내셔녈의 사가르 삼브라니 외환 옵션 선임 트레이더는 “현재 시장은 달러/엔 환율이 한 달 내 157엔, 연말에는 158~160엔까지 오른다는 완만한 상승 경로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옵션 트레이더들뿐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도 달러/엔 환율이 160엔까지 오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아문디는 “달러/엔 환율이 155엔을 돌파할 경우, 최대 160엔 구간까지 거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엔화 약세에 대해 일본 정부는 일단 경계하는 모습이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날 “정부는 투기적 움직임을 포함한 환율 변동을 고도의 긴장감을 가지고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의 마크 크랜필드 전략가는 “엔화 약세의 가장 큰 원인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이기 때문”이라며 “일본은행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구두 개입만으로는 엔화 방어 효과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