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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핵심 배터리 재료·기술 수출 통제 시행…글로벌 배터리 산업 파장 예상

에너지밀도 300Wh/kg 이상 리튬배터리 등 11월 8일부터 규제
군사용 고성능 배터리 전략적 중요성 부각…글로벌 공급망 우위 공고화
2023년 11월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회 중국 국제 공급망 박람회(CISCE) 기간 동안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의 부스에 전기 자동차(EV) 배터리가 전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11월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회 중국 국제 공급망 박람회(CISCE) 기간 동안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의 부스에 전기 자동차(EV) 배터리가 전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 잇따른 성과를 내는 가운데 핵심 배터리 재료와 기술에 대한 전략적 수출 통제를 시행해 글로벌 배터리 산업에 파장이 예상된다고 16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와 세관총국은 지난 10일 리튬 배터리 및 관련 재료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다음 달 8일부터 시행되는 이 조치는 에너지 밀도가 최소 300Wh/kg인 리튬이온 배터리, 주요 배터리 생산 장비, 특정 양극 및 음극 재료를 포함한 핵심 재료에 적용된다.

분석가들은 이번 통제가 리튬 배터리 산업에서 중국의 우위를 공고히 하고 경쟁사의 발전을 늦추려는 전략적 조치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군사용 고성능 배터리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민간과 군사 분야의 배터리 요구사항은 크게 다르다. 전기차 제조업체는 주행거리와 대량생산 비용에 중점을 두는 반면, 군은 에너지 밀도, 경량 설계, 극한 온도 성능, 안전성을 중시한다. 이번 수출 통제는 바로 이러한 군사용 품질의 배터리를 대상으로 한다.
고성능 배터리는 이미 군사 장비의 핵심 전원으로 자리잡았다. 전기 탱크, 드론, 무인 잠수함 등 신형 장비들이 모두 전고체 배터리의 잠재적 용도다. 지난달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에서 공개된 신형 전차는 최고 속도 시속 85km의 하이브리드 전기 기술을 탑재했고, 작년 말레이시아 방산 전시회에서는 중국조선공사가 최대 속도 12노트, 항속거리 500해리의 전기 무인 잠수함을 선보였다.

중국은 최근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뤘다. 지난달부터 발표된 주요 연구 논문들에 따르면, 중국 연구진은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kg당 600Wh까지 높이고 수많은 충방전 후에도 고용량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일부는 5년 내 대량생산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해 누출과 화재 위험이 있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안전성을 크게 높이고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달성할 수 있다.

칭화대학교 장창 교수팀은 계면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새로운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했다. 이 전해질이 함유된 파우치 셀은 604Wh/kg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했으며, 못 관통 시험과 섭씨 120도에서 6시간 노출 등 엄격한 안전 테스트를 통과했다.
중국 과학원 물리학 연구소는 스스로 복구할 수 있는 '동적 적응 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했다. 수석 연구원 황쉐지에는 이 기술로 에너지 밀도 500Wh/kg 이상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으며 3~5년 내 대량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의 역할을 더욱 강화한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배터리 재료의 70% 이상, 전원 배터리의 6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기업들은 전년 동기 대비 220% 증가한 199건의 해외 에너지 저장 주문을 확보했으며, 총 규모는 160GWh를 넘어섰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통제가 현재 수출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는 초고밀도 배터리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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