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560억 달러(약 76조8000억 원) 규모 초대형 성과급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델라웨어주 대법원이 16일(이하 현지시각) 머스크의 천문학적 성과급에 대한 항소심을 열고 지난해 무효 판결이 내려진 보상안을 다시 심리한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해 1월 델라웨어 형평법원의 캐슬린 맥코믹 수석판사는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의 영향력 아래 독립적으로 판단하지 못했고 주주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며 앞서 2018년 승인된 560억 달러 규모의 성과급을 무효로 판결했다.
이는 소액주주 리처드 토르네타가 제기한 소송으로 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보상”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머스크 측은 이번 항소심에서 “법원이 사실관계를 오해했고 이사회 판단은 경영판단의 원칙에 따라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델라웨어 법원의 판결 이후 기업들이 잇달아 다른 주로 법인 등록지를 옮기며 ‘덱싯(Dexit)’ 현상이 확산됐다. 덱싯은 델라웨어(Delaware)와 탈출(exit)의 합성어로 법원 판결이나 규제 환경에 반발한 기업들이 경영 친화적인 다른 주로 이전하는 움직임을 뜻한다.
드롭박스와 앤드리슨호로위츠가 먼저 이동했고 테슬라도 올해 초 본사를 텍사스로 이전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성과급이 머스크의 경영 집중력을 높여 기업 가치를 키웠다”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머스크가 이번 항소에서 패하더라도 테슬라는 지난 8월 대체 보상안을 마련해 수십억달러 상당의 주식을 지급할 계획이다. 회사는 최근 1조 달러(약 1370조 원) 규모의 후속 보상안을 제안하며 로봇·자율주행 사업 중심의 장기 비전에 대한 신뢰를 다시 표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