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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푸틴과의 회담, 실패 가능성 25%"…6개월 남은 핵협정 운명 갈림길

‘신전략무기감축조약’ 내년 2월 만료·반세기 만에 핵무기 '무제한 시대'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알래스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와 핵무기 협정 체결을 논의하는 가운데, 지난 14(현지시각) 르몽드와 폴리티코 등 주요 외신이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실패 가능성을 25%라고 직접 언급한 사실을 전하며 이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 우크라이나 협상은 2차 회담서 본격 논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폭스 뉴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이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25%"라고 말했다고 르몽드가 전했다. 그는 "이번 회담은 두 번째 회담을 준비하는 것이고, 두 번째 회담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그때가 진짜로 합의하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빼고 푸틴과 단독 회담을 갖지만, 실제 합의는 우크라이나가 함께하는 3자 회담에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눠 가진다'는 말을 쓰고 싶지 않지만, 어느 정도는 나쁘지 않은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지난 14일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평화를 이루려면 안보보장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현지시간 15일 오전 1130분 알래스카 엘멘도르프 공군기지에서 시작되며, 두 정상은 통역관과 함께 11 대화를 나눈 뒤 업무 오찬을 갖는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 보좌관은 지난 14일 모스크바에서 기자들에게 "대화는 자연스럽게 통역관이 함께하는 11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신전략무기감축조약만료 앞두고 핵무기 협정 합의 가능성


푸틴 대통령은 지난 14일 크렘린에서 고위 관리들과의 회의에서 "현 미국 행정부는 매우 활발하고 진심 어린 노력으로 적대 행위를 멈추고 위기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CNN이 전했다. 그는 또 이번 회담이 핵무기 협정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폴리티코는 미국 오클랜드 보안기술연구소의 사힐 샤 선임정책고문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프리마코프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의 드미트리 스테파노비치 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두 정상이 6개 분야에서 원칙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내놓은 합의 가능한 분야로는 ▲'핵전쟁은 이길 수 없다'는 원칙 재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 한도 초과 금지 선언 ▲핵실험 재개 반대 ▲비전략 핵무기 동결 ▲중거리 미사일 배치 제한 ▲미사일 방어 체계 통제 등이 들어갔다.

세계 최대 두 핵무기 보유국 간 마지막 남은 군비통제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이 내년 2월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번 회담이 중요하다. 이 협정이 연장되지 않으면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미·러 전략무기가 완전히 제약을 받지 않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들어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의 "매우 도발적인" 발언에 대응해 핵잠수함 2척을 러시아 근처에 전략 배치했다고 밝혔다.

◇ 유럽 "강제 합의" 우려 속 신중한 기대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참석하지 않는데, 지난 14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만나 연대를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는 내 나라를 넘겨줄 수 없다. 그럴 권리가 없기 때문"이라며 "오늘 돈바스를 떠나면 우리가 통제하는 요새와 지형, 고지를 러시아 공세 준비를 위한 교두보로 열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강제 양보를 요구하기보다는 휴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한때 안심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크렘린은 푸틴 대통령이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뒤 첫 서방 방문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번 회담에는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안드레이 벨루소프 국방장관,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 키릴 드미트리예프 투자특사 등이 참석한다.

알래스카는 1867년 러시아가 미국에 720만 달러(100억 원)에 판 땅으로, 러시아 내에서는 여전히 "우리 알래스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재선 뒤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내에 끝낼 수 있다고 했지만, 푸틴에 대한 압박과 젤렌스키에 대한 양보 요구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매우 심각한 결과"를 경고하며 협상 전략을 바꾸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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