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72% 하락…중국 수출 제한과 미·중 무역갈등 여파
스즈키 생산 중단, 자동차 부품업체 타격…2028년 자급 목표
스즈키 생산 중단, 자동차 부품업체 타격…2028년 자급 목표

일본은 지난 5월 5억8240만 엔(약 396만 달러) 상당의 중국 희토류를 수입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72.4% 감소한 수치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 활동이 침체되기 시작한 2020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희토류는 일반적으로 미량의 광석에서 발견되는 17개의 금속 원소 그룹으로, 자동차 모터, 센서, 연료 전지 및 기타 첨단 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지난 4월 중국은 디스프로슘과 테르븀 등 7가지 종류의 중희토류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전 세계 희토류 대부분을 생산하는 중국의 수출 통제로 일본 산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본의 대중국 희토류 수입량은 2022년 6월 99억2000만 엔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다이이치 생명 연구소의 시마미네 요시키요 선임연구원은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피하기 위해 일본에서 재사용률을 높이려는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락에는 시장 상황 악화와 환율로 인한 단가 하락도 기여했다.
5월 중국의 희토류 수입량은 총 1285미터톤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4% 감소했다. 수입액이 정점을 찍었던 2022년 6월과 비교하면 5월에는 94.1% 급락했지만 물량은 1.9% 증가했다. 이는 더 비싼 중희토류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희토류 수입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산업계 피해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스즈키 자동차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에 따라 일본에서 스위프트 컴팩트의 생산을 중단했다. 스즈키는 부품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제한의 영향은 회사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희토류 자석 제조업체인 신에츠 케미컬은 한동안 재고를 축적해 왔다고 밝혔다. 신에츠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생산에 문제가 없으며 납품 중단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미국과 중국이 상호 관세 인하와 수출 통제 등 비관세 무역 제한을 종식하기로 합의했지만, 현재 중국산 희토류는 "순조롭게 수입되지 않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또 다른 업계 소식통은 "미·중 무역전쟁의 미래는 불투명하며, 가까운 장래에 규제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적지 않은 일본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가 중국에서 저렴한 희토류 자석을 공급받기 때문에 수입품에 대한 노출이 심각하다. 5월 무역 통계에 따르면 희토류 자석의 수입은 전년 대비 거의 절반으로 감소했다.
이런 영향이 지속되면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의 성장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국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2028 회계연도까지 일본 미나미토리시마 섬 연안에서 희토류를 정기적으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의 희토류 수입 급감은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 무기로 활용하는 양상을 보여주며,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전기차와 첨단 제조업이 성장하는 시점에서 희토류 확보는 국가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