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불확실성 속 4월 한달간 3.8조 엔 매입 약속

도쿄증권거래소(TSE) 상장 기업들은 4월에 총 3조8000억 엔(약 260억 달러) 이상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는데, 이는 I-N Information Systems의 데이터에 따르면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한 수치로, 총 92개 기업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작년 전체 자사주 매입 규모(18조9000억 엔)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4월 초 닛케이 평균주가는 3거래일 동안 450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약 1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확대에 힘입어 꾸준히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닛케이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일부 후퇴시키면서 3만7000선 회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TSE의 4월 거래량 데이터에 따르면, 기업들의 순매수는 9220억 엔 이상으로 전월 대비 186% 증가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1조2000억 엔을 순매수했다. 자사주 매입은 주주에게 현금을 돌려주고 주가순자산비율(PB)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TSE와 외국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자본 효율성 개선 압박 속에서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주요 기업으로는 미쓰비시상사, 세븐앤아이홀딩스, 신에츠 케미컬, 히타치 등이 있다. 특히 미쓰비시상사는 최대 1조 엔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고 최대 6억8900만 주(발행 주식의 약 17%)를 매입할 계획이다.
캐나다 소매업체 Alimentation Couche-Tard의 인수 대상인 세븐앤아이홀딩스는 내년 2월까지 시가총액의 약 15.4%에 해당하는 최대 6000억 엔의 주식을 매입할 예정이다.
실리콘 웨이퍼 생산업체 신에츠 케미컬도 최대 5000억 엔, 히타치는 최대 3000억 엔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신에쓰 케미칼의 야스히코 사이토 사장은 자사주 매입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포인트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ROE를 개선하기 위해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총 배당성향을 고려한 자본 정책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카이 도쿄 인텔리전스 랩의 료타로 사와다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은 미국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 속에서 주가를 지지하기를 원한다"며 "강력한 실적 전망을 내놓을 수 없는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함께 발표하면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와다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힐 가능성이 높지만, "자사주 매입 규모가 시가총액에 비해 상당한 규모일 경우에만 주가가 지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