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다시 돌아보는 트럼프 취임식, 2억3900만 달러 기록적 기부자들은 누구?

후원금 큰손들에 내각·대사 지명자 포함
암호화폐·테크 기업들 SEC 규제 완화 결정과 맞물려 수천만 달러 후원
2025년 1월 20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원형 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날 참석자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1월 20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원형 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날 참석자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로이터
취임 100일이 지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축하 행사에 역대 최대 규모인 23900만 달러(3438억 원)의 후원금이 모였던 사실을 다시 돌아본다.
최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대기업과 부유층이 대거 참여했으며 특히 트럼프가 내각과 대사직에 지명한 인사들도 상당수 후원자 명단에 포함됐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제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는 2017년 자신의 첫 취임식에서 세운 기록의 두 배가 넘는 후원금을 모금했다. 후원자 중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다양한 직책에 지명된 열두 명 이상의 인사들과 연방기관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 기업들이 포함됐다.

"취임식 축하 행사는 기업과 부유층이 당선자와 차기 행정부에 호의를 구하려는 기회였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하지만, 관세 전쟁으로 인해 이들 고액 기부자 가운데 일부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불란을 토로하고 있다.
취임 위원회의 FEC 제출 자료에는 지출 내역이 포함되지 않았으나, 전통적으로 취임식 모금액은 개회식, 퍼레이드, 만찬 행사 등 비용으로 사용된다. 올해는 영하의 기온 때문에 취임식이 국회의사당 야외에서 실내로 옮겨지고 전통적인 퍼레이드가 취소되는 등 행사 규모가 축소됐다. 보도에 따르면 위원회는 남은 자금을 대통령 도서관이나 백악관 부활절 달걀 굴리기 행사와 같은 행사에 기부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재량권을 갖고 있다.

◇ 내각·대사 지명자들 대거 후원... 암호화폐·테크 기업들도 규제 완화 기대


트럼프 취임식 최대 개인 후원자 3인은 모두 트럼프 행정부에 정치적 임명직으로 지명됐다. 영국 대사 지명자 워런 스티븐스는 400만 달러(57억 원),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자 재러드 아이작맨과 라트비아 대사 지명자 멜리사 아르기로스는 각각 200만 달러(28억 원)을 후원했다.

기업 가운데는 브라질 육류회사 JBS의 자회사인 필그림스 프라이드가 500만 달러(71억 원)으로 최대 후원 기업이 됐다. 이 회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가금류 가공 규제 완화 조치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암호화폐 기업들은 취임식 기금에 전례 없는 규모로 참여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경험한 규제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업계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보여준다. 리플랩스는 490만 달러(70억 원)을 후원했으며, 지난 3월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자사 암호화폐가 증권인지에 대한 오랜 소송을 철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로빈후드 마켓은 200만 달러를 후원했으며, 지난 2SEC가 자사 암호화폐 사업에 대한 조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트럼프는 디지털 자산을 촉진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백악관에서 업계 경영진을 접견하는 등 '가장 암호화폐 친화적인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하려는 행보를 보였다. 실제로 트럼프 취임 이후 SEC는 취임식에 후원한 여러 암호화폐 기업들에 대한 소송을 철회하거나 중단했다.

테크 기업들의 후원도 두드러졌다. 개인으로는 우버 최고경영자 다라 코스로샤히,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알트만,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이 각각 100만 달러(14억 원)을 후원했다. 기업으로는 구글, 메타, 아마존, 엔비디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어도비, 시트릭스 시스템스 등이 각각 100만 달러를 후원했다. 이들 테크 기업 경영진들은 트럼프가 한때 비난했던 과거와 달리, 대통령의 보복을 제한하기 위한 적극적인 영향력 행사에 나선 결과 취임식 행사에서 주요 자리를 차지했다.

취임 위원회에 100만 달러 이상을 후원한 기업과 개인은 총 37개로, 이 중 최소 13명은 트럼프가 내각이나 대사직에 지명한 인사들이다. 이들과 배우자들의 후원금은 최소 1600만 달러(230억 원)에 달한다.

한편, 구글, 컴캐스트, 제너럴모터스 등 10여 개 기업은 트럼프뿐만 아니라 2021년 바이든 취임식에도 최소 100만 달러를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부 기업들이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새 행정부와의 관계 구축을 위해 취임식 기금에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다만, 이렇게 고액을 기부한 기업가들은 트럼프의 관세 부과 이후 경기 침체 우려와 시장에서 투자자 이탈로 친기업에 대한 기대가 일시적으로 꺾이면서 큰 곤욕을 겪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