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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페루와 1500톤급 잠수함 공동개발 합의

페루 국영 조선소 SIMA와 HD현대중공업, 리마 방산전시회서 양해각서 체결
노후 독일제 209급 잠수함 6척 대체
저비용·고효율 리튬이온 배터리 탑재 중형 잠수함, 2030년대 초 실전 배치
놀라운 위용을 보이는 HD현대중공업 조선소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놀라운 위용을 보이는 HD현대중공업 조선소 모습. 사진=로이터
페루가 노후화된 잠수함 함대를 한국의 신형 HDS-1500 잠수함으로 대체하기 위한 전략적 합의에 도달했다.
군사전문 매체 아미리코그니션(Army Recognition)은 지난 26(현지시각) 페루 국영 조선소인 세르비치오스 인더스트리얼레스 데 라 마리나(SIMA)와 한국의 HD현대중공업이 HDS-1500 모델을 기반으로 한 신형 잠수함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양해각서(MoA)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정은 지난해 11월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체결된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예비 논의 단계에서 실행 가능한 개발 단계로 전환되는 의미를 갖는다.

양해각서 체결식은 페루 리마에서 열린 SITDEF 2025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이루어졌으며, 이는 페루 해군의 현대화 노력에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의 HDS-1500 잠수함은 최근 국제 선급협회인 DNV-GL(데 노르스케 베리타스-게르마니셔 로이드)로부터 기본설계승인(AIP)을 획득했으며, 길이 65m, 6.5m, 배수량 1500톤 규모다.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설계 개발 단계는 2~3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며, 성공적인 자금 조달 및 설계 완료 후 건조에 최소 4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첫 번째 잠수함은 2030년대 초반에 실전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 중형급 잠수함으로 노후 독일제 함대 대체


현재 페루 해군은 독일제 타입(Type) 209 잠수함 6척을 운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타입 209/1100 잠수함 2(BAP 이슬라이, BAP 아리카)과 타입 209/1200 잠수함 4(BAP 앙가모스, BAP 안토파가스타, BAP 피사구아, BAP 치파나)이 포함된다. 이들 디젤-전기 잠수함은 1974년에서 1983년 사이에 취역해 40년 넘게 페루 해군의 수중 전력을 담당해왔다.

페루 해군은 이미 노후화된 잠수함의 작전 능력 유지를 위해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와 협력하여 포괄적인 현대화 프로그램을 시행한 바 있다. BAP 치파나가 이 현대화를 가장 먼저 완료하여 작전 임무에 복귀했으며, 이를 통해 잠수함의 수명을 약 15년 연장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HDS-1500은 한국의 장보고-3(KSS-III) 잠수함의 절반도 안 되는 크기와 무게로, 국방예산과 인력이 제한된 국가들에게 경제적으로 매력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한국의 손원일급(214) 잠수함과 크기는 비슷하지만, 고가의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사용하지 않고 대신 고급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채택해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또한, HDS-1500은 기존 32명이 필요한 비슷한 크기의 잠수함과 달리 25명의 승조원으로 운용 가능해 운영비를 줄일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개방형 구조를 적용해 도입국이 자국의 작전 요구사항에 맞게 무기, 전투 체계, 음파탐지기를 선택적으로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 페루 해군력 강화와 방산협력 확대 기대


광활한 태평양 해안선을 가진 페루에게 잠수함 전력은 국가 주권 보호와 해양 안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잠수함은 스텔스 능력, 전략적 억지력, 정보 수집 능력 등 다른 함정이 제공할 수 없는 독특한 군사적 이점을 제공한다.
이번 페루와 HD현대중공업의 협력은 단순한 장비 현대화를 넘어 페루가 방위산업 분야에서 자립도를 높이려는 전략적 도약으로 볼 수 있다. SIMAHD현대중공업과의 협력을 통해 첨단 조선 기술 노하우를 습득함으로써 향후 국내 잠수함 건조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5일 콜롬비아 카르타헤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 컨퍼런스 '콜롬비아마르 2025'에서 HDS-1500 잠수함을 처음 공개했으며, LIG넥스원과 공동 전시관을 마련해 신형 잠수함 모델을 적극 홍보했다.

이번 협력은 페루와 한국 간의 광범위한 국방 관계를 강화하고, 해양 및 안보 영역 전반에 걸쳐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전망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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