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불안정한 관세율이 시장 수요에 타격", 달리오 "1930년대와 닮은 위기 상황"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23일(현지시각) 골드만삭스 팟캐스트에서 "트럼프의 관세정책과 그 실행 방식이 기업 환경에 심각한 불확실성을 가져오고 있다"며 "이런 일은 전례가 없으며, 정책 방향이 계속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크루그먼 교수는 특히 "관세 자체가 아니라 예측 불가능성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관된 관세율은 경기 침체를 유발하지 않지만,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불안정한 관세율은 실제로 시장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난 24일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관세의 핵심 문제는 극도의 불확실성"이라며 "관세가 어떻게 될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포괄적, 부문별, 보복성 관세를 발표하고, 부과하고, 중단하고, 재부과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특히 지난 4월 9일에는 전면적인 보복 관세가 발효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대부분의 관세를 일시 중단했다.
월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무역 재편으로 지난달 큰 폭으로 하락하며 2020년 이후 최악의 장세를 기록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광범위한 보복 관세를 중단하자 시장은 급반등했지만,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으로 많은 기업과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 주요 금융기관들도 잇따라 경기침체 경고..."90일 유예 후 불확실성 더 커질 수도"
크루그먼 교수는 이러한 상황이 기업 투자, 소비 심리, 주택 건설 등 여러 부문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것이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는 근본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 침체가 "심각한 수준"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소비자 지출이 급감한다면 더 심각한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인 레이 달리오도 최근 NBC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는 경기 침체 직전에 와 있다"며 "이 문제가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으면 경기 침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달리오는 "현재는 1930년대와 매우 비슷한 상황"이라며 "관세 부과, 부채 증가, 신흥 강대국의 기존 강대국 도전 등 이러한 요소들은 매우 파괴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학자 토스텐 슬록 역시 지난 4월 초 CNBC 방송에 출연해 관세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2025년에는 "확실히"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카토 연구소의 스콧 린시컴 총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은 잠시 안도하고 있지만, 대통령이 스위치 돌리듯 관세를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안전한 투자처라고 볼 수 없다"며 "90일 이내에 이런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세 정책에 대한 논란에 대해 트루스 소셜에 "이것은 경제 혁명이며,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최종 결과는 역사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인들에게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강하게 버텨달라"고 당부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 4월 초 소셜미디어 X에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를 원하지만, 동시에 미국 경제의 공정한 무역과 더 많은 자립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초에 잠시 발효됐던 여러 보복 관세를 90일간 유예했다. 행정부는 수십 개국이 미국과의 협상을 모색하는 중이며, 중국에 대한 관세는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린 지안은 이달 초 기자들에게 "관세와 무역 전쟁은 승자가 없다. 중국은 이런 전쟁을 원치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미국이 무역전쟁을 결심한다면, 중국도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