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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칩 쇼크 재현되나…독일 경제, 또 반도체에 '발목' 잡히나

전문가 경고 "올 가을부터 공급 차질…내년엔 더 심각"
자동차·의료·방산 등 핵심 산업 '비상'…정부 대응 촉구
독일 경제가 또 다시 반도체 수급 불안정이라는 암초에 부딪힐 위기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가을부터 칩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고 내년에는 상황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자동차, 의료, 방위 산업 등 독일 경제의 핵심을 이루는 주요 산업 전반에 걸쳐 '비상등'이 켜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제기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경제가 또 다시 반도체 수급 불안정이라는 암초에 부딪힐 위기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가을부터 칩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고 내년에는 상황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자동차, 의료, 방위 산업 등 독일 경제의 핵심을 이루는 주요 산업 전반에 걸쳐 '비상등'이 켜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제기됐다. 사진=로이터
세계 경제가 또다시 반도체 칩 부족의 그림자에 휩싸일 위기에 처했다고 독일 경제일간지 한델스블라트가 1일(현지시각) 전문가들의 경고를 인용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연말부터 재차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특히 독일의 핵심 산업 분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객 주문량이 급증하는 반면,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신규 공장 투자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어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컨설팅 기업 스트래티지&의 반도체 전문가 탄예프 샤트는 "4분기에 처음으로 칩 부족 현상이 재현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공급 부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 구형 칩 부족 심화…수요 회복 속도 못 따라가


시장 분석가들은 자동차 제조업체를 비롯해 의료 기술, 방위 산업 등 독일에 중요한 여러 산업 분야가 이번 칩 부족 사태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내다본다. 이들 산업은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그동안 구형 기술에 안주해온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샤트 컨설턴트는 "지난 몇 년간 제조업체들이 성숙한 생산 공정을 위한 설비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며 "이로 인해 해당 칩들의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불과 얼마 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부품 부족으로 인해 전 세계 자동차 공장의 생산 라인이 멈춰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이후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공장 건설에 수십억 유로를 쏟아부었지만, 프랑크푸르트 소재 전자 부품 중개업체 샌드 앤 실리콘의 누레딘 세디키 대표는 "대부분의 투자가 데이터 센터와 인공지능(AI)용 고성능 칩 생산 시설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이러한 첨단 칩은 주로 대만의 파운드리 기업 TSMC에서 최첨단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반면, 다른 반도체의 구형 기술 생산 시설은 "매각되거나 심지어 폐쇄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장에는 반도체 재고가 충분한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올 가을부터 공급 차질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또다시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샤트 컨설턴트는 "최근 몇 년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등 미래 기술에 주력하면서 기존 모델에 필요한 성숙한 생산 공정 능력 확대에 소홀했다"고 그 이유를 분석했다.

자동차 산업 외에도 의료 기술, 산업 기술, 방위 산업 등 다른 분야에서도 칩 공급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들 역시 구형 생산 공정에서 만들어지는 특정 칩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디키 대표는 "전반적으로 상황이 다시 악화될 것"이라며 이미 고객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고객들이 가능한 한 빨리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 새로운 생산 시설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가 실제 생산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최소 2025년까지는 칩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샤트 컨설턴트는 "내년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자동차 산업의 생산 차질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다.

◇ 정치적 불안정까지 겹쳐…독일 경제 '빨간불'


한편, 미·중 무역 갈등과 대만 해협의 긴장 고조 등 정치적 불안정 역시 칩 공급 위기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인 TSMC가 대만에 위치하고 있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칩 위기가 독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자동차 산업은 독일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은 생산 감소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독일 정부에 연구 개발 지원, 국내 생산 능력 강화, 국제 협력 증진 등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샤트 컨설턴트는 "독일은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심각한 경제적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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