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측 통계 정정 요구 일축, 대미 관세 50% 상정...대미 MFN 관세도 13% 주장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한국의 대미 관세가 50% 수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들고 나와 설명한 관세 명세표에는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의 대미 관세와 미국이 산정한 '할인된 상호 관세'가 나란히 적혀 있었다. 한국은 이 표에서 7번째로 거론됐고, 미국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미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당시에 한·미 FTA 재협상을 했고, 그 결과 대부분 품목에서 실질 관세가 0%에 가깝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관세가 50% 수준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절반 수준을 상호 관세로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국의 비관세 장벽이 미국산 자동차의 수출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나라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언급하면서 "한국·일본과 다른 매우 많은 나라가 부과하는 모든 비(非)금전적 제한이 어쩌면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런 엄청난 무역 장벽의 결과로 한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81%는 한국에서 생산됐고, 일본에서 자동차의 94%는 일본에서 생산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경우 무역에 관해서는 적보다 우방이 더 나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쌀 관세 문제를 제기하면서 한국을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그는 “미국산 쌀에 대해 한국이 물량에 따라 50%에서 513%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의회 합동 연설에서 “한국의 평균 관세는 4배가 더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다른 방식으로 많이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방국이 이렇게 하고 있다"고 한국을 집중적으로 겨냥했다.
그의 발언이 나온 이후 한국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등 당국자들이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 측 고위 인사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발언 정정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미 정부의 고위 당국자도 이날 관세 관련 브리핑에서 한국이 미국보다 높은 최혜국대우(MFN)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의 MFN은 3.5%이지만, 인도는 15%, 한국은 13%, 베트남은 거의 10%이고, 더 큰 문제는 모든 비관세 장벽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소고기, 돼지고기, 가금류 같은 우리의 많은 농산물을 전면 금지한다"고 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은 2007년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대부분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다. 현재 대미 수입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작년 기준 0.79% 수준이다.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에 부과하는 평균 최혜국대우 관세율은 13.4%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과 FTA를 체결했기에 미국에 MFN 관세를 적용하지 않는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을 비롯한 국가별 상호 관세율 산정 기준에 대해 “우리가 어느 국가에 대해 가진 무역적자는 모든 불공정 무역관행과 부정행위의 합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 세계가 우리에게 징벌로 부과하는 더 높은 관세도 나쁘지만, 더 높은 비관세 장벽이 더 심하다"고 했다. 그는 "환율 조작, 부가가치세(VAT) 왜곡, 덤핑과 수출 보조금, 징벌적인 기술 장벽, 말도 안 되는 농산물 제약, 노동력 착취, 오염 피난처, 광범위한 위조와 지식재산권 도용"을 그 사례로 제시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