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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트럼프 압박에도 빅테크 규제 강행...美 보복 우려해 최소 수준 제재 방침

애플·메타 전 세계 매출 10% 미만 벌금 부과 예정
"법 준수 유도가 최우선" 집행위 밝혀
2019년 12월 3일에 촬영된 이 사진의 화면에는 모바일 앱,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의 로고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9년 12월 3일에 촬영된 이 사진의 화면에는 모바일 앱,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의 로고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EU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복 위협에도 불구하고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디지털 시장법(DMA) 규제를 계속 추진하되, 벌금 수준은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8(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EU가 디지털 규제와 미국과의 통상 마찰 사이에서 균형점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EU는 다음 주 애플과 페이스북 소유주인 메타에 '최소한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며, 이는 2022년 발효된 온라인 플랫폼 독점 방지를 위한 디지털 시장법(DMA)에서 허용하는 최대 수준인 전 세계 매출의 10%'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EU 결정에 정통한 3명의 관계자가 밝혔다. 이들은 EU 디지털 규칙이 비교적 새로운 것이고 결정이 법정에서 이의 제기 대상이 될 수 있어 낮은 수준의 벌금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EU는 애플에 대해 앱 개발자들이 소비자를 플랫폼 외부로 유도하는 것을 제한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 후 벌금과 함께 앱스토어 규칙 수정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또한, 규제 당국은 웹 브라우저 선택 화면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애플에 대한 다른 조사는 추가 제재 없이 종결할 계획이다.

메타의 경우 사용자에게 데이터 추적 동의나 광고 없는 경험을 위한 구독료 지불을 강제하는 "지불 또는 동의" 모델 변경 명령과 함께 벌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메타는 이전에 자사의 변경 사항이 "EU 규제 기관의 요구를 충족하고 EU 법률에서 요구하는 것을 넘어선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애플 규제 강화 이어가는 EU... 전세계 매출 최대 20% 벌금 가능성에도 추진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19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을 DMA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FT는 당시 보도했다. 예비 조사에서 규제 당국은 구글이 자체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우대하고, 개발자가 소비자를 앱스토어 외부 제안으로 "유도"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DMA를 위반한 기업은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되며, 상습 위반 기업은 20%로 두 배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는 애플과 메타 같은 기업에 수십억 달러의 벌금이 될 수 있는 규모다.

또한, EU는 애플에게 다른 브랜드의 스마트워치나 헤드폰과 같은 연결 장치에 iOS 운영 체제를 더 개방하라고 명령했다. 이 결정은 애플이 규제 조치를 막기 위해 이미 많은 양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려진 것이다.

테레사 리베라 EU 경쟁 담당 집행위원은 "EU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은 법인 설립 장소와 관계없이 디지털 시장법을 포함한 EU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이번 결정으로 우리는 단순히 법을 이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 美 "해외 갈취" 비난과 EU 규제 사이 갈등 고조... 무역전쟁 우려 확산

EU의 이러한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업에 대한 EU의 벌금을 "과세의 한 형태"로 규정하고 기술 기업에 대한 벌금을 "해외 갈취"에 비유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기업에 디지털 서비스세를 부과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으며, 지난달 공개된 메모에서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하는" 세금과 규제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규제 영향을 받는 회사 중 한 곳의 관계자는 "이것은 위원회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라며 "미국 기술 기업을 추가로 표적으로 삼는 것은 대서양 횡단 긴장을 고조시키고 보복 조치를 유발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은 회원국과 유럽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위원회의 결정이 "유럽 기업과 소비자에게 해를 끼치고, 혁신을 방해하고, 보안을 약화시키고, 제품 품질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애플은 EU의 조치가 "우리를 형식적인 테이프로 포장하여 유럽 사용자를 위한 애플의 혁신 능력을 늦추고 동일한 규칙을 따를 필요가 없는 회사에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도록 무료로 강요한다"고 비판했다.

EU의 결정은 28일에 27개 회원국 대표들에게 제출될 예정이며, 벌금 발표는 다음 주로 예정되어 있으나 시기는 변경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12월에 취임한 새 EU 집행위원회는 수십억 유로의 잠재적 고액 벌금보다 빅테크 기업들의 법 준수에 더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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