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美 25개주, 소형모듈·초소형 원자로 원전 유치 경쟁...보조금 지원, 규제 완화 나서

테네시, 텍사스, 유타주 등 25개주가 관련 입법 완료 또는 추진 중
미국의 25개 주가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전 유치를 위한 지원 경쟁을 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은 미 워싱턴주래스트 에너지 마이크로 원자로.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25개 주가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전 유치를 위한 지원 경쟁을 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은 미 워싱턴주래스트 에너지 마이크로 원자로. 사진=AP/연합뉴스
미국 각 주 정부가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가격이 더 싼 소형모듈원자로(SMR) 또는 초소형원자로((microreactor)) 원전 유치 경쟁을 하고 있다. AP 통신은 29일(현지시각) 미국 각 주 정부가 보조금 지급과 규제 장벽 제거를 통해 차세대 원전 건설 입지를 강화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의 발달에 따라 전기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미국의 각 주가 원전을 믿을 수 있고, 환경친화적인 발전 모델로 여기고 있다고 AP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연방 정부 차원에서 원전 건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 상업용 원자력 산업을 대표하는 원자력에너지연구소(NEI)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미국에서 25개 주가 첨단 원전 건설 지원을 위한 입법 절차를 마쳤고, 주 의회에 제출된 관련 법안이 200개가 넘었다. AP는 “소형 원자로는 재래식 원자로보다 건설이 쉽고, 공사 기간이 더 짧다”고 짚었다. 특히 공장에서 표준 원자로를 만들어 데이터센터나 산업 공단 등에 맞춤형 원전을 건설할 수 있다.

첨단 원자로는 소형모듈원자로 또는 초소형원자로로 불린다. 기존 대형 원자로가 800~100메가와트 전력을 생산해 약 5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나 SMR은 약 300메가와트 전력을 생산할 수 있고, 초소형원자로는 약 20메가와트 이상의 전력을 생산한다.

SMR는 원자로 부품을 공장에서 모듈로 생산해 현장에서 쉽게 조립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전기 출력 300㎿ 가량의 원자로를 말한다. 대형 원전의 건설비는 5조~10조 원이나 SMR1조~3조 원이 든다.
테네시주는 지난달에 소형 원자로 건설과 연구 및 원전 관련 기업 유치를 위해 9000만 달러의 보조금 지급 내용을 담은 법을 제정했다. 테네시주는 이와는 별도로 지난 2023년부터 ‘테네시 원자력 기금’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유타주는 향후 10년 이내에 전기 생산 능력을 2배로 늘리는 ‘기가와트 작전’을 추진하면서 원전 건설 유치를 위해 2000만 달러의 지원금을 배정했다.

텍사스주는 ‘첨단 원전 건설 1위 주’를 표방하면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지원 예산 마련을 위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미시간주는 원전 개발과 사용, 관련 인력 훈련 비용 지원 등을 위해 수백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애리조나주는 원전 건설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법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빅테크도 차세대 원전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구글, 아마존, 메타는 미국 휴스턴에서 최근 열린 S&P 글로벌 주최 세라위크(CERAWeek)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원자력을 2050년까지 최소 3배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공동 성명에 서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14개 글로벌 금융기관 원자력 산업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아마존원자력 기술 개발에 1년간 10억 달러(약 1조 47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메타는 2030년대에 가동될 1~4GW 규모의 신규 원자력 발전 프로젝트 입찰을 지난해에 공고했다. 아마존과 구글은 지난해 10월 SMR 기술 도입을 위한 투자를 발표했다.

피치북에 따르면 미국에서 현재 SMR 관련 투자금은 지난 8년 동안 약 32억 달러로 이중 약 92%가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뉴클리오, 뉴스케일파워 4곳에 집중됐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를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식엔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 등 양사 관계자가 참석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글로벌 SMR 시장이 2030년 71억4000만 달러에 달한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에 따르면 미국·영국·프랑스·중국·일본 등 전 세계에서 70여 종의 SMR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은 1997년 첫 개발을 시작한 후 2012년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 인가를 받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