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등 돌린 트럼프, MAGA 위협…"약세장 진입 전 통상정책 뒤집을 것” BofA

관세 정책이 그저 협상용일 것이라던 시장기대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강행하면서 시장의 낙관은 비관으로 급속히 돌아섰다.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가 일찌감치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장에 진입했다.
비록 하루 만에 조정장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시장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도 지난주 조정장 맛을 봤다. S&P500 지수는 14일(현지시간) 2.1% 급등하며 고점 대비 낙폭을 8.2%로 좁혔다.
여전히 시장 흐름을 좌우하는 M7 빅테크는 엔비디아만 지난 1주일 7.97% 급등했을 뿐 애플(10.7%), 테슬라(4.8%), 알파벳(4.6%) 등 나머지 6개 종목들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트럼프의 반시장주의적 정책들이 결국에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그의 다짐을 끝장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트럼프가 시장의 침몰을 막는 마지막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시장이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약세장에 진입할 기미가 보이면 그의 통상 정책이 뒤집힐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MAGA 끝장 낼 수도
트럼프 지지자들은 MAGA 달성을 위한 방안으로 우선 부채 감소를 꼽고 있다.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를 줄여 재정의 부채 비용을 줄이고, 이를 통해 미 자본이 좀더 생산적인 목적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정부가 민간의 창의성을 억압하지 않도록 정부 구성을 현대화하고 규모도 축소하려 하고 있다. 정부가 아닌 민간이 성장을 주도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중산층 붕괴는 제조업 붕괴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미 제조업을 부활시켜 고용도 늘리도록 할 계획도 있다. 관세를 비롯한 보호무역주의가 미 제조업과 고용을 되살리기 위한 수단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를 전후해 이런 계획들이 결국에는 주식 시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관세는 이런 주장이 무색하게 미 경제와 주식 시장을 나락으로 내 몰고 있다.
JP모건은 트럼프가 부과한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 관세만으로도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물가지수를 1%포인트 높이고,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5~1.0%포인트 떨어트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적용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다음달 2일부터 부과하겠다고 트럼프가 예고한 ‘상호관세’까지 더해지면 인플레이션과 미 경제, 결국 주식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미 투자자들은 올 들어 뉴욕 주식 시장을 버리고 유럽을 비롯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트럼프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관세 강행으로 당분간 주식 시장이 고전하더라도 이는 감수해야 할 대가라면서 궁극적으로는 주식 시장에 보탬이 될 것이어서 이런 정책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다짐했다.
교역정책 바꿀 것
그러나 뉴욕 주식 시장에서는 여전히 트럼프가 마지막 보루로 시장 하강을 멈춰 세울 것이라는 이른바 ‘트럼프 풋’ 기대감이 높다.
옵션 시장에서 주가가 하락할 때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인 풋옵션과 트럼프가 더해진 이 말은 트럼프가 주식 시장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한다.
주식 시장이 하락을 멈추지 않을 경우 트럼프가 정책을 뒤집거나 경기부양을 통해 시장을 살릴 것이란 기대감이다.
CNBC에 따르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의 최고투자전략가(CIS) 마이클 하트넷은 시장이 계속 하락하면 결국 트럼프가 반응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거듭 현 행정부 목표는 주식 시장이 아니라 메인스트리트라며 제조업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트럼프가 결코 시장을 버리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트넷은 분석노트에서 경기 침체 위험이 고조되고 주식 시장이 하강을 지속하면 트럼프 교역 정책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럼프 풋, 연준 풋 모두 아직 유효하다는 것이다.
하트넷은 뉴욕 주식 시장 하락세가 제한적이기는 하겠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는 S&P500 지수가 조정장에 빠졌던 13일 마감가 5521.52에 비해 4% 더 낮은 530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트넷은 트럼프 풋, 연준 풋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믿음 속에 투자자들은 5300 수준을 저점으로 삼아 매수에 나서면서 시장 하락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