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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천연가스 가격 1년간 160% 급등…석유·가스 채굴기 592개로 줄어

베이커 휴즈 최신 데이터, LNG 수출 확대·한파로 천연가스 생산 확대 전망
2019년 11월 24일 미국 텍사스주 러빙 카운티의 퍼미안 분지(Permian Basin)에 있는 시추 패드의 원유 펌프 잭 뒤로 태양이 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9년 11월 24일 미국 텍사스주 러빙 카운티의 퍼미안 분지(Permian Basin)에 있는 시추 패드의 원유 펌프 잭 뒤로 태양이 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에너지 산업에서 대조적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석유 시추 활동은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하며 생산 확대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오일프라이스(OilPrice)가 지난 7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내 석유 및 가스 채굴기 수는 전주 대비 감소한 가운데 천연가스 가격은 1년 만에 160% 상승했다.

베이커 휴즈(Baker Hughes)가 지난 7일 발표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내 석유 및 가스 채굴기 총수는 전주에 1개 증가한 후 이번 주에 1개 감소해 592개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0개 적은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석유 시추기 수가 전주와 동일했으나 지난해 대비 18개 감소했으며, 가스 채굴기는 1개 감소한 101개로, 이는 지난해보다 14개 줄어든 수치다. 기타 채굴기는 5개로 변동이 없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로 끝나는 주간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13508000배럴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126일 주간에 기록한 역대 최고치보다 약 20만 배럴(bpd) 낮은 수준이다.

유정 완성 작업 인력을 추정하는 프라이머리 비즌(Primary Vision)의 셰일 추출 근로자 수(Frac Spread Count)는 지난달 28일 주간 214명으로, 이전 주 210명보다 증가했고 연초 201명에서도 상승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 최대 산유지역인 퍼미안 분지(Permian Basin)의 시추 활동은 1개 감소한 304개로, 지난해보다 9개 줄었다. 반면 이글 포드(Eagle Ford)1개 증가한 49개를 기록했으나, 이 역시 지난해보다 3개 적은 수준이다.

원유 가격은 이 데이터 발표 전인 지난 7일 상승세를 보였다. 동부 표준시 기준 오후 1220분 현재 WTI는 전일 대비 배럴당 0.81달러(1.22%) 상승한 67.17달러에 거래됐으나, 이는 전주 금요일보다 2.50달러 이상 하락한 가격이다. 브렌트유 역시 0.95달러(1.37%) 상승한 70.41달러를 기록했지만 전주 대비로는 하락했다.

천연가스 부문에서는 주목할 만한 상승세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은 1년 만에 160% 상승해 100만 영국 열량단위(MMBtu)4달러를 넘어섰다. 지난주 MMBtu당 가격은 4.26달러로, 지난해 2달러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지난 6년간 가장 추운 겨울로 인한 난방 수요 증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증가, 그리고 이에 따른 재고 감소가 꼽힌다. 지난해 11월 겨울 난방 시즌이 시작될 때 미국 천연가스 재고량은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으나, 추운 겨울 동안 공간 난방 및 발전 수요가 급증하면서 빠르게 고갈되었다.

EIA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천연가스 재고량은 5년 평균보다 11%, 지난해보다 25% 낮은 수준이다. 11월부터 3월까지 진행되는 인출 시즌의 평균 인출률은 지금까지 5년 평균보다 25% 높았다.

수요 증가는 천연가스 생산업체들의 생산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EIA의 주간 천연가스 업데이트에 따르면, 지난 5일로 끝나는 주에 미국의 건조 천연가스 생산량은 2.1% 증가한 일일 평균 106.2억 입방피트(Bcf/d)를 기록했다.

가스 시추공 수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25일로 끝나는 주간의 베이커휴즈 데이터에 따르면 천연가스 시추공 수는 전주보다 3개 증가한 102개에 달했다.

미국의 천연가스 부문은 배럴당 약 66달러에 머물러 있는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석유 생산국들과 달리, 가격 상승에 따라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이는 일각에서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로 표현되는 미국식 에너지 생산 확대 전략이 천연가스 부문에서 본격화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벤처 글로벌(Venture Global)의 플라크마인스 LNG(Plaquemines LNG)는 지난해 12월 말에 첫 시운전 화물을 선적했으며, 체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는 같은 달 코퍼스 크리스티 3단계 액화 프로젝트(Corpus Christi Stage 3 Liquefaction Project)에서 첫 번째 LNG를 생산했다. 이들 시설은 아직 시운전 단계에 있지만 이미 천연가스를 소비하고 해외로 화물을 보내고 있다.

미국 에너지 부문의 이러한 대조적 변화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석유 생산은 둔화되고 있는 반면, 천연가스 생산은 증가하는 상반된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어 에너지 시장 구도 변화가 예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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