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엔저에 日투어 폭증…한국인 관광객 역대 최다

엔화 약세로 서비스와 체험에 대한 지출이 증가하면서 3월 월간 일본 방문객 수가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 중 한국인 관광객들이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3월 일본을 찾은 여행객은 308만 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달보다 11.6% 증가했다.
부활절과 벚꽃 시즌에 힘입어 2019년 7월에 세운 종전 월간 최다 기록인 300만 명을 경신했다.

그중 최다 비중은 한국이 차지했다. 한국의 3월 일본 관광객 수는 2019년 3월 대비 13% 증가한 66만3100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대만이 20% 증가한 48만4400명으로 그 뒤를 이었고, 3위를 차지한 중국은 35% 감소한 45만2400명을 기록했다.

관광객 숫자의 증가에 따라 외국인 여행객 지출액도 증가했다. 같은 날 발표된 일본관광청의 예비 데이터에 따르면, 1~3월 분기 해외여행객의 지출액은 1조7500억 엔으로 집계되었다. 방문객 1인당 지출액은 20만8760엔으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41.6% 급증했다.
가장 많은 지출이 이루어진 부문은 명품 구매 비용이었다. 엔화 약세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의 명품 구매 비용이 낮아지면서 명품에 대한 지출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에 에네시 루이비통(LVMH)의 지난 분기 지역별 매출 분석에 따르면 다른 아시아 지역의 매출이 6%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 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숙박업으로 같은 기간 5619억 엔을 기록했다. 2019년 1분기에는 전체의 28.6%에서 올해 32.1%로 증가한 반면, 쇼핑은 35.9%에서 29.2%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대 중국인 관광객들을 비롯한 '폭발적인 구매'에서 벗어나 서비스 중심으로 관광객 지출의 초점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본 여행 및 기타 서비스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 데이터에 따르면 숙박비는 2020년 2월 대비 25% 상승한 147.7을 기록했다. 4월 말부터 시작되는 골든위크 연휴 기간 동안 예약의 약 80%가 외국인 투숙객이 차지, 점유율이 20~30%포인트 상승했다.

히데오 구마노 다이이치생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식당과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외국인 관광객의 개인 지출 비중이 2023년 7.9%에서 2029년 16%대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앞으로 물가는 더 많은 상승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본 관광산업은 호조로 인해 2030년까지 연간 관광 지출액 15조 엔(약 970억 달러)라는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반면, 물가 상승과 관광지로 유명한 지역 내 원주민들의 피해 등이 새로운 시민사회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이에 대해 “교토의 유명한 기온 게이샤 지역에서는 관광객들이 사유지를 돌아다니며 허가 없이 사진을 찍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기온마치 남구의회는 다음 달에 일본어, 영어, 중국어로 된 표지판을 세워 방문객들에게 사유지 출입 금지와 침입자에게 최대 10만 엔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사실을 알릴 계획이다.

이에 대해 오타 이소카즈 협의회 간사는 "지역 단체는 생활공간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를 방어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17일 관광진흥에 관한 각료회의에서 일부 인기 관광지역에만 관광객들이 몰려 여러 문제들을 야기하는 오버투어리즘 문제에 대해 "현재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대도시에 집중된 외국인 체류지를 다른 지역으로 분산하고 지속 가능한 관광지를 만드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