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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닥터스 케냐의료봉사단, 한인 가발공장 무료진료 '훈훈한 한가위'

40년 경력 의사 5명, 몰려드는 환자들로 하루 3천명 돌보기도
사나그룹 임원도 한국 자원봉사자들과 간호사․약사 보조 ‘맞손’

강세민 기자

기사입력 : 2024-09-18 09:59

정근(안과) 그리닥터스 이사장이 아프리카 케냐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그린닥터스이미지 확대보기
정근(안과) 그리닥터스 이사장이 아프리카 케냐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그린닥터스
“아싼테니, 나쿠펜다!(Thank you, I love you)”

커다란 눈망울이 유독 초롱초롱한 케냐 근로자들은 진료를 받고 나서면서 의사들에게 두 손을 모으며 감사인사를 건넸다. 이에 의사들은 “함나시다 함나타부 하쿠나 마타타!(다 잘 될 거야)” 하고 서투른 스와힐리어로 케냐주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미소로 대답한다.

50, 60대 중견의사 5명을 포함한 그린닥터스 케냐의료봉사단은 13일 새벽 인천공항을 떠나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공항을 경유해 케냐 나이로비공항에 도착하자마자, 14일부터 곧바로 한인기업인인 최영철회장이 경영하는 사나그룹의 가발공장으로 달려가 짐을 풀었다. 수도 나이로비 롱가롱가 로드 인근 사나그룹 마레바 공장에는 주로 케냐의 여성근로자들 8천여 명이 일하고 있었다. 나이는 젊은 20대에서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으나, 20, 30대가 주를 이루었다. 마치 우리나라의 산업화 시기 ‘여공들’을 떠올리게 했다.
안과를 비롯해 가정의학과, 피부과, 내과, 정신과 등의 그린닥터스 임시 진료실에는 케냐 근로자들이 몰려들었다. 사나그룹에서 채용하는 과정에 건강상태를 점검한 때문인지 직원들은 심각한 질병들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안과전문의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온병원그룹 원장)은 “다만 적도부근의 케냐는 햇볕이 강한데다 가발 염색약의 노출 탓인지 안건조증이나, 피부가려움증, 두통 등을 호소하는 근로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장시간 서서 하는 작업이어서 관절계통의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그린닥터스 케냐의료봉사단의 진료를 받기 위해 모여든 인파. 사진=그린닥터스이미지 확대보기
그린닥터스 케냐의료봉사단의 진료를 받기 위해 모여든 인파. 사진=그린닥터스


케냐는 아프리카에서 탄자니아 다음으로 경제개발에 성공적인 나라지만, 국민소득 2천 달러로 우리나라 1970년 수준에 불과하다.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김상엽 박사(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센터장)은 “월 20만원의 급여로 최소 두 명 이상의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케냐 가정마다 적잖이 생활고를 겪고 있고, 이 때문에 주부근로자들은 대개 우울증을 갖고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BTS(방탄소년단)의 나라 코리아에서 의료봉사단이 찾아왔다는 이야기가 젊은 여성근로자들 사이에 SNS로 알려지면서 환자 3,000여 명이 구름떼로 몰려왔다. 이른 아침부터 현지 주민들이 진료실 앞에서 400여 명이나 줄지어 서 있었다. 천성이 부지런한 케냐인들이 빨리 치료받고 일터로 나가기 위해 새벽 댓바람에 달려온 것이었다.

안과전문의 정근 이사장을 비롯해 정종훈(가정의학과전문의), 김상엽(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센터장), 박석주(인제의대 부산백병원 신장내과교수), 윤선희(온종합병원 이사장) 등 의사 5명은 구름 떼 환자들을 보고 당황스러웠으나, 마치 근로자들을 자식인양 “마지막 한명까지라도 그냥 보내지 말고 그린닥터스에서 진료해 달라”고 읍소하는 바람에 이미 대기하고 있는 500명에다 대기실 밖 2,000명까지 모두 대기실로 안내해 폭풍 진료에 돌입했다.

사나그룹도 그린닥터스 봉사단의 열정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최영철 회장이 직접 나서고, 앤젤스 직원들이 모두 환자접수나 약국에 배치돼 그린닥터스 봉사단의 통역을 자처하고 나섰다. 사나그룹 가발공장의 직원 자녀인 13살 어린이 등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 초등학교 고학년생까지 통역에 나서 의료진의 폭풍진료를 도왔다. 1963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케냐는 아프리카 언어인 스와힐리어와 함께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어, 그린닥터스 봉사단과는 대부분 영어로 소통할 수 있었다. 13살 꼬맹이가 스와힐리어밖에 모르는 어른들의 영어 통역을 도와줬다. 엄청난 진료에 피로가 엄습했지만, 일의 리듬이 깨질 것을 우려해 점심도 거를 수밖에 없었다. 하루 7시간 동안 선채로 진료하면서 단 이틀 동안 3천명의 케냐 주민들을 진료했다.
그린닥터스 의료진뿐만 아니라, 박명순 사무총장, 강순영 이사, 윤지민 이사 등도 의사들의 처방에 따라 약을 분류하고, 통역을 통해 일일이 복약지도(?)까지 하는 등 숨 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정근 그리닥터스 이사장은 “아리카에서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봉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따뜻한 이미지를 검은 대륙에 심고 있다는 자부심에 피곤을 잊고 있다”며 “특히 이번 의료봉사를 위해 수개월에 걸쳐 케냐 사나그룹의 현지와 소통하면서 봉사 장소, 숙소준비 등을 해준 그린닥터스 사무처 간부들과 현지 사나그룹 최용석 대표이사는 물론, 한국약품과 신명약품 등 한국에서 의약품을 지원해준 제약 및 의약품유통회사, 부산은행 등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추석인사를 보내왔다.

한편 그린닥터스 케냐의료봉사단 15명은 추석 연휴를 맞아 지난 12일부터 오는 9월 23일까 11일간 케냐 마사이마라 등에서 무료진료 및 왕진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세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min382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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