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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제도권 편입 움직임… "여신업, 블록체인·결제 인프라 연결 가속"

14회 여신금융포럼 미래 산업 방향 제시
스테이블코인 결제망 이동…설비·공급망 금융 새 성장축
VC형 성장금융 진화해야…CVC 규제완화·데이터 신용평가 시급
포럼참석자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여신금융협회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포럼참석자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여신금융협회 제공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인공지능(AI)의 확산, 그리고 산업금융으로의 전환이 맞물리며 여신산업이 근본적인 재편기를 맞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카드사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망으로 이동하고, 캐피탈사는 소비금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산업생산을 지원하는 생산금융으로 진화하며, 신기술금융사는 벤처캐피털(VC)형 모델을 흡수해 성장금융으로 확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 전환이 성공하려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제도적 수용,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인프라 확충,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투자 규제 완화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14회 여신금융포럼은 ‘2026 여신금융업 전망 및 재도약 방향’을 주제로 열렸으며, 카드·리스·할부·신기술금융을 포괄한 산업 전반의 미래 청사진이 제시됐다. 올해 포럼은 특히 스테이블코인, AI, ESG, 혁신금융이 맞물리며 금융업 전반이 ‘소비 중심’에서 ‘생산 중심’으로 옮겨가는 변곡점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유창우 비자코리아 전무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카드사의 본질적 역할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블록체인과 결제 인프라를 자연스럽게(seamless) 연결할 수 있는 역량이 업계의 생존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JP모건이 구축한 블록체인 정산망 ‘Kinexys’ 사례를 제시하며 “SWIFT망을 대체해 송금 비용을 7% 절감한 것은 글로벌 결제 시스템이 이미 블록체인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실시간으로 법정화폐로 전환하는 카드상품,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정산 및 송금 효율화 프로젝트를 글로벌 시장에서 파일럿 중이며, “결제산업의 경계가 금융망이 아닌 데이터와 코드로 재정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산업 구조 전환기, 리스·할부금융 재설계’ 주제발표에서 “캐피탈업권은 소비자 중심의 전통적 여신 모델을 넘어 산업 구조 재편의 축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산설비 리스 확대, 혁신기업 성장자금 지원, 공급망 금융(SCF) 참여, 친환경 PF 확충 등 ‘생산적 금융 4대 전략’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제시했다.

특히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은 고가 설비투자가 필수적인 만큼 “캐피탈사가 기술평가 역량을 갖추고 산업설비 리스금융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AI·빅데이터 기반 대안신용평가, 블록체인 자산유동화(ABS), ESG 경영 내재화를 통해 “산업금융형 캐피탈사”로 진화해야 한다며, “단순 소비자금융의 틀에서 벗어나야 산업 전환기의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 발표자인 전성민 가천대 교수는 “지식기반 경제로의 전환기에는 신기술금융이 벤처캐피털형 구조로 발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창업·기술 중심 산업은 무형자산이 핵심이지만 담보나 수익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여신금융사가 벤처식 ‘선별(Screening)·단계투자(Staging)·거버넌스(Governance)’ 모델을 흡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초기창업자의 과도한 연대책임 제한,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자금공급 방식 다양화, CVC의 외부자금·해외투자 허용 등 규제 완화가 병행돼야 지속 가능한 성장금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완규 여신금융협회 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이번 포럼은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여신산업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모색한 자리였다”며 “금융당국과 국회, 업계가 함께 규제혁신과 제도개선을 추진해 여신금융이 실물경제의 혁신 파트너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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