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 펫팸족, 지출 절반이 ‘밥·간식’
휴먼그레이드 넘어 고령·회복견용 유동식·건강기능식 부상
대상 ‘닥터뉴토’·동원 ‘뉴트리플랜’, 펫푸드 새 성장축으로
휴먼그레이드 넘어 고령·회복견용 유동식·건강기능식 부상
대상 ‘닥터뉴토’·동원 ‘뉴트리플랜’, 펫푸드 새 성장축으로
이미지 확대보기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펫 산업은 2032년까지 152억달러(약 21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9.5%다. 기존 식품업계가 1~2%대 성장을 오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KB금융그룹이 발간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가구는 591만가구, 반려인은 1546만명에 달한다. 월평균 양육비는 19만4000원이고, 이 가운데 사료·간식·건강보조식품비가 57.6%를 차지한다. 반려동물 소비에서 ‘먹는 것’이 가장 큰 고정 지출 항목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가격보다 성분과 안전성을 우선한다는 응답도 늘고 있다. 일반 식품과 비슷한 수준의 원료와 공정을 내세운 프리미엄 펫푸드에 대한 지불 의향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소비 패턴에 맞춰 ‘휴먼그레이드’가 펫푸드 시장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휴먼그레이드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준의 원료를 사용하고, 위생·제조 기준을 한층 강화한 펫푸드를 뜻한다.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내가 먹는 건 아껴도, 반려동물 밥만큼은 아끼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반려동물 고령화도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자료에 따르면 9세 이상 노령견 비중은 2021년 41% 수준까지 늘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질수록 관절·신장 등 만성질환 관리 수요가 커진다. 이에 따라 처방식 사료와 기능성 습식·유동식 비중이 커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에따라 업계도 노령견·회복견을 위한 ‘펫 전용 건강기능식’ 라인업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대상그룹 자회사 대상펫라이프는 반려동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닥터뉴토(Dr.nuto)’를 공식 론칭했다. 닥터뉴토는 2025년 들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00% 이상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환자용 균형 영양식 1위 브랜드 ‘뉴케어’와 공동 개발한 반려견 전용 유동식 ‘뉴트리케어’를 비롯해 노령견·회복견을 위한 회복식 미음, 펫밀크 등으로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에너지케어 미음 닭’, 한 번에 급여할 수 있는 유동식 스틱 ‘뉴트리케어 리커버리’ 등은 기력이 떨어졌거나 소화가 어려운 노령견을 겨냥한 대표 제품이다.
동원F&B의 펫푸드 브랜드 ‘뉴트리플랜(NUTRIPLAN)’은 참치·단백질 가공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라인업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소화 부담을 낮춘 그레인프리(곡물 제외) 건식 사료와 관절·피부 건강에 초점을 맞춘 기능성 간식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2월부터는 반려묘용 습식캔 6종을 미국에 수출하며 북미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뉴트리플랜은 미국 전역 7만개 이상의 유통망 입점을 앞두고 있으며, 동원F&B는 현지에서만 연간 약 300억원 규모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펫푸드를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2027년까지 펫푸드 매출을 2000억원대로 끌어올리겠다는 중장기 목표도 제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펫팸족의 지갑이 “얼마나 오래, 어떤 품질의 음식을 먹이는가”에 맞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먼그레이드 원료만으로는 더 이상 차별화가 되기 어렵다”며 “노령견·노령묘를 위한 맞춤형 영양 설계와 질환 관리까지 아우르는 펫 전용 건강기능식이 식품 기업의 새로운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