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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해외시장 공략 강화…차별화된 R&D 조직 신설

5성급 호텔 셰프 영입으로 라면·HMR 현지화 개발 체계 구축
한 외국인 고객이 불닭볶음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이미지 확대보기
한 외국인 고객이 불닭볶음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이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차별화된 R&D 조직을 신설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컬리너리 이노베이션’(Culinary Innovation)팀을 구성하고 팀을 진두지휘할 수장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5성급 호텔 셰프를 선임했다. 신설 부서는 단순 제품 연구를 넘어 실제 조리 현장의 감각을 R&D에 접목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컬리너리 이노베이션팀은 △HMR(가정간편식) △소스 △면 △스낵 등 삼양식품의 주요 제품군 전반을 지원하면서 국가별 식문화와 조리법, 향미·식재료 조합 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신제품 콘셉트 설계부터 조리 프로토타입 제작, 원재료와 향신료 조합을 활용한 푸드 페어링 연구, 재현성 테스트와 시장 검증 등 초기 개발 전 과정을 직접 주도하며, 이를 통해 글로벌 현지화 제품을 개발한다.

이번 조직 개편은 삼양식품의 현황과 그동안 마련한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해외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올해 1~3분기 누적 해외 매출은 1조37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2.9% 증가했다. 3분기 단독으로는 해외 매출이 5105억원으로 전년보다 50% 증가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81%까지 확대됐다.
수출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이 나란히 고성장을 이어갔다. 미국 법인 삼양아메리카는 3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59% 늘어난 1억 1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법인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 매출 역시 56% 증가한 9억 5100만위안에 달했다.

이런 해외 시장 매출 증가세는 국가별 입맛에 맞춘 현지화 제품 개발의 중요성이 커지는 배경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의 이번 행보를 불닭볶음면 중심의 편중된 포트폴리오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평가한다. 미국·동남아·중동 등 주요 시장에서 라면·소스·HMR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현지 입맛에 최적화된 제품을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하느냐가 글로벌 식품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컬리너리 이노베이션팀 신설을 통해 글로벌 소비자에게 더욱 다양한 맛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반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특정 제품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의 연구개발 역량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양식품은 중국·미국·일본·인도네시아 이어 지난해 네덜란드에 유럽 판매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시장 침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 정기 인사에서 기존 해외 법인의 법인장들을 모두 유임시킨 가운데 유럽 법인장인 신경호 상무보만 상무로 승진했다. 신 상무는 국내외 식품·소비 분야에서 경력을 축적한 글로벌 시장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CJ제일제당에서 10여년 간 해외 및 국내 영업을 담당했다. 특히 유럽 지역에서 현지 조직을 이끌고 유통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024년 삼양식품에 합류한 뒤에는 유럽 법인 설립 초기 단계부터 전략 수립과 사업 구조 설계를 주도했으며, 같은 해 7월 네덜란드 법인 출범과 함께 법인장 역할을 공식적으로 맡았다. 유럽 법인 사업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이번 승진은 수출 리스크 완화와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 유럽의 전략적 비중을 조금씩 높이려는 조정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문용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yk_115@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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