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저마진·인력난에 AX 전략 제시
자동화 넘는 ‘로봇 판단·작업’ 단계 목표
글로벌 얼라이언스 확대
자동화 넘는 ‘로봇 판단·작업’ 단계 목표
글로벌 얼라이언스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CJ대한통운은 최근 국회 세미나에서 넥스트 레벨 물류, 피지컬AI로 가다'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피지컬 AI가 물류센터의 자율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미래 물류혁신을 이끌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택배 중심에서 계약물류(CL)와 풀필먼트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온 만큼, 이제는 사업 확장보다 수익성과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 전환을 노린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노동 인구 감소와 인건비 상승으로 기존 노동 집약적 모델만으로는 원가 경쟁력을 지키기 어렵다는 지적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더 많이, 더 저렴한 물류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해졌고 자동화와 AI를 통한 구조 개편 없이는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피지컬 AI는 로봇이 물건을 인식하고 경로를 판단해 집품과 이동 같은 물리적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는 기술을 뜻한다. 정해진 동작만 반복하는 기존 자동화에서 벗어나, 로봇이 상황을 이해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단계로 진화하는 개념이다.
업계에서는 물류 기술 발전 단계를 △기계 중심 자동화, △데이터 분석 기반 최적화, △피지컬 AI 세 단계로 나누고, 현재 국내외 물류 업계가 최적화 단계에서 피지컬 AI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과도기 단계에서는 로봇과 사람의 효율적인 협업을 목표로 한다. 로봇이 반복적인 피킹(picking)·이동·적재 등 단순 업무를 전담하고, 사람은 예외 상황 대응, 설비 관리, 고객 대응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한다. 다만, 국내 물류업계의 전반적인 상황은 아직까지 자동화 설비를 갖춘 정도의 단계에 머물러 있어, 피지컬 AI로 환에는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제조업과 달리 물류센터는 취급 상품의 규격, 포장 상태, 입출고 패턴이 제각각이라 비정형 작업 비중이 높아, 알고리즘 수정과 현장 테스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점은 현실적인 제약으로 꼽힌다.
국내 택배 시장의 저마진 구조 역시 부담 요소다.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처럼 대규모 자동화 설비와 로봇을 한 번에 도입하기에는 투자 규모가 크다. 전국에 산재한 중·소형 센터의 기존 설비를 AI 기반 시스템으로 단계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점도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과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 도입의 필요성은 대체로 공감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 적용 이후 투자비를 어느 정도 기간 안에 회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사람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물류센터가 이미 확산되는 추세다. 아마존은 다수의 로봇을 이송, 분류, 적재 공정에 투입해 자동화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일부 센터에서는 촉각을 감지하는 로봇 ‘벌컨’으로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자동으로 집어 옮기는 작업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HL, GXO 등 글로벌 물류 기업들도 협업 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을 현장에 시험 도입하며 피킹, 분류, 이송 등 반복 공정을 로봇에 맡기는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외부 파트너와의 연계를 통해 피지컬 AI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은 AI 기반 물류 혁신을 확대하기 위한 ‘물류 AI 얼라이언스’를 확장하고 있다”며 “로보티즈, 레인보우로보틱스 같은 하드웨어 업체와 에이딘로보틱스(로봇 핸드) 등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위해 리얼월드AI와 지분 투자를 포함한 전략적 협력 관계도 구축했다”고 말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