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닫기

[기업분석] 애경그룹, 아시아나항공 '군침'…"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

1조~2조원대 차입금 부담, 컨소시엄 불가피
채형석 부회장, '승자의 저주' 극복할까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기사입력 : 2019-06-05 10:00

공유 3
center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며 시장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항공업계의 선두주자로 도약한다. 문제는 재무부담이다. 대규모 차입으로 부채비율이 급등하는 등 그룹전체의 재무안정성이 흔들리며 승자의 저주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경그룹 나홀로 러브콜, SK, 한화 등은 “계획없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SK, 한화 등 국내 인수후보들이 "계획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는 가운데 애경그룹만이 관심을 나타내며 유력인수후보로 떠올랐다.

애초 애경그룹은 국내 1위 저비용 항공사(LCC) 제주항공을 운영하는 점에서 인수후보로 거론됐다.

애경그룹은 지난 2006년 제주항공을 설립하며 저비용항공사(LCC)시장에 진출했다. 초기 대규모 투자로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2011년을 기점으로 실적개선세가 뚜렷하다. 매출액은 2014년 5000억 원을 돌파한 뒤 지난해에는 1조2594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320억 원에서 709억 원으로 급증했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항공업계의 판도가 바뀐다. 자회사인 제주항공은 현재 40대의 항공기를 보유중이며,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LCC의 특성상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유럽, 북미 등 장거리노선을 확보할뿐만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과도 LCC의 규모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관건은 돈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격은 1조5000억 원에서 최대 2조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으나 외부요인까지 더하면 2조5000억 원까지 뛸 수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보통 30% 수준인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금호산업 지분(31.05%)의 인수대금만 1조2700억 원에서 1조9400억 원 사이로 추정된다.

이게 다가 아니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금호산업 구주매각과 함께 인수자에게 제3자 배정유상증자도 추진중이다. 부채비율이 채권단의 목표수준인 400%까지 개선될 경우 인수자는 약 9183억원 가량의 추가자금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금호산업 구주 매각대금과 경영권 프리미엄 30%, 부채비율(400%) 목표달성을 위한 증자규모를 모두 합치면 필요자금은 2조5256억원으로 추정된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으나,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이 보유중인 11.98%의 지분도 함께 구주 매각 대상이 된다면 금액은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무제표만 보면 부담, 대규모 인수차입시 감당수준

애경그룹의 재무제표만 따로 떼놓고 보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감당할 수준은 아니다.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의 유동성 자산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 1조3833억 원, 현금성자산은 3550억 원이다.

유동성자산은 1년 이내 팔 수 있는 자산으로 이를 모두 총동원해도 턱없이 모자라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저가항공뿐아니라 면세점과 백화점도 보유한 만큼 시너지가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자본규모 1조5000억 원과 현금등가물 약 3551억 원으로 인수에 나서기에는 부담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1조~2조 원대 대규모 차입이 불가피하다. 재무적투자자 유치 등 컨소시엄 구성이 필수라는 것이다.

대규모 차입에 나서는 경우 실익도 있다. 재무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2조 원을 차입할 경우 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 186.5%에서 319%로 급증한다.

인수 이후도 재무부담은 산너머 산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1분기 기준으로 9조7032억 원으로 부채비율도 894.99%에 육박한다.

1년 이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이 많은 것도 인수자에게 위협요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총차입금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3조44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1조3200억원으로 거의 절반에 가깝다. 차입금 내용도 금융리스 부채(41%), 매출담보채권 ABS(36%)같은 시장에서 소화된 회사채가 대부분으로 만기연장이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AK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697억원으로 1조~2조의 차입에 대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재무리스크가 그룹전체로 확대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며 “결국 오너의 의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차입에 따른 부채비율 급증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애경그룹 오너인 채경석 부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지난 3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채형석 부회장으로 지분 16.14% 보유했다. 애경유지공업 10.37%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치면 64.91%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채 부회장이 항공사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채 부회장은 과거 제주항공의 유동성위기 당시 면세점 매각으로 턴어라운드를 이끈 경험이 있다”면서 “부채비율급증이 부담이나 현재 58위인 재계순위를 20위 이내로 단숨에 끌어올리고, 세계주요 항공사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규모의 효과를 무시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전문가는 “인수 이후 유동성해소가 여의치 않으면 우량 비상장자회사를 기업공개하거나 자회사의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쓸 수 있는 카드가 다양하다”며 “이를 통해 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도 자연스럽게 재편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당사자인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현재는 인수전 참여여부를 검토만 하는 단계”라며 “주간사 선정 등 구체적으로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7월 중 투자설명서(IM)를 잠재인수 후보들에게 배포한 뒤 7~8월중 예비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어 9~10월 중 최종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성장성, 수익성 양호…안정성은 보통

●투자지표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의 지난 1분기 연결실적기준으로 재무비율을 살펴보면 안정성은 소폭 하락한 반면 성장성, 수익성은 모두 기지개를 펴고 있다.

먼저 안정성의 척도인 유동비율은 보통 이하이다.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이하 연결 기준)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으로 93.0%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수치다. 유동자산은 1조3833억 원, 유동부채는 1조4876억 원이다. 유동비율은 통상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AK홀딩스의 경우 유동비율이 약 100% 아래로 좋지 않다. 하지만 기말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이 3551억원을 보유하며 갑작스런 외부충격에 흔들릴 수준은 아니다..

부채총액을 총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186.5%로 보통 수준이다. 1분기 기준으로 AK홀딩스의 부채는 총 2조8076억 원이며 자본총계는 1조5027억 원이다.

부채비율이 200% 아래면 재무안정성이 보통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9.8배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비영업)으로 나눈 수치다. 기업이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통상 1.5 이상이면 영업이익으로 벌어 이자의 빚을 갚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부채비율로 빌린 돈의 이자를 제외한 실제 손에 쥔 영업이익도 나쁘지 않다.

매출의 경우 반등조짐이 보이고 있다. 매출액 증가율은 8.8%로 반등했다. 비용에 속하는 판매와관리비증가율은 3.3% 늘며 비용관리 등 효율성제고에도 나서고 있다 .

매출은 늘고, 비용은 감소함에 따라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증가율은 33.8%로 올랐다.

주당순이익(EPS)증가율은 1.6%로 하락했다.

AK홀딩스의 수익성은 보통 수준이다. 1분기 기준으로 매출액은 9968억 원, 영업이익은 974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성장성 지표의 성적은 나쁘지 않다. 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매출총이익률은 29.2%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영업수익으로 나눈 EBITDA 마진율은 15.9%다. 영업이익률은 9.8%로 보통 이상이다.

자산이나 자본 대비 수익성도 양호하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7.2%다. 지배주주순이익(연율화)을 지배주주지분(평균)으로 나눈 수치인 ROE는 17.4%로 수익성은 우수하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최성해 차장bada@g-enews.com



많이 본 증권 뉴스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