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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역전쟁 직격탄…미국산 돼지 부속고기 판로 잃어

돼지 머리 등 90% 中 홍콩 소비…높은 이익률 4배 이상 고소득

김길수 기자

기사입력 : 2018-10-17 09:45

미중 무역정쟁 여파로 미국산 돼지 부속고기가 중국으로의 판로가 닫혔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이미지 확대보기
미중 무역정쟁 여파로 미국산 돼지 부속고기가 중국으로의 판로가 닫혔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미국산 돼지 부속고기가 판로를 잃었다. 무역전쟁 이전 미국 돼지고기 가공 기업이 수출하는 돼지 다리와 머리의 약 90%는 중국과 홍콩 시장으로 갔다. 미국 양돈 기업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 중국 시장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

다리와 머리 이외에도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식용하지 않는 심장, 혀, 위, 내장 등 돼지의 다양한 부위는 중국의 음식 문화 중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돼지고기 수출 마진이라는 점에서도 특별했었다. "이런 제품 덕분에 공장을 유지해 갈 수 있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고 에린 볼러 미국 육류수출연합회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높은 이익률을 자랑하는 이러한 돼지고기 부위는 총칭 '부속고기'로 불린다. 중국으로 판매되기 전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부속고기는 대부분 사료의 원료로 저가에 공급됐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중국 시장 판매망이 개척되면서 미국 양돈 업계는 4배 이상의 고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에 부과하는 관세를 총 50%로 올리면서 판로가 급속히 닫히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돼지고기 가공업체들은 부속고기를 애견용 푸드나 축산 사료 원료로 싼값에 팔 수밖에 없는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미 농무부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이 미국산 돼지고기에 처음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부속고기의 미국 수출 물량은 4, 5월 2개월 동안 약 3분의 1이 줄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이달 6일 미국산 돼지고기에 추가로 25%의 관세를 얹자 부속고기의 중국 판매망은 완전히 끊길 위험에 처했다. 하지만 이러한 돼지 부속고기의 수출 감소에 미 농무부는 굳게 입을 닫고 있다.

족발을 흰콩과 함께 익힌 요리인 '라오마티화(老马蹄花)'는 중국 음식 문화의 중심지 중 하나인 쓰촨성에서 유래한 인기 요리로 그 수요도 상상을 초월한다. 자료=바이두백과이미지 확대보기
족발을 흰콩과 함께 익힌 요리인 '라오마티화(老马蹄花)'는 중국 음식 문화의 중심지 중 하나인 쓰촨성에서 유래한 인기 요리로 그 수요도 상상을 초월한다. 자료=바이두백과

중국으로 수출하는 돼지 부속고기의 수익성이 높았던 이유는 중국 소비자들이 부속고기의 강한 풍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족발을 흰콩과 함께 익힌 '라오마티화(老马蹄花)'는 중국 음식 문화의 중심지 중 하나인 쓰촨성에서 유래한 인기 요리로 수요는 상상을 초월한다.

또한 중국으로 수출되는 부위 중 하나인 돼지 뒷다리는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가치가 없지만 중국에서만큼은 큰 수익을 남기는 부위다. 미국 아이오와 주립 대학의 농업경제학자인 다못 헤이즈 박사는 "뒷다리에는 육류 가공 공장에서 돼지를 거꾸로 매달 때 생긴 구멍이 뚫려 있어 소비자들이 혐오하기 때문에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뒷다리를 판매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시장이 완전히 개방된다면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는 거의 쓸모없는 뒷다리도 꽤 값이 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미국산 부속고기 없어도 중국의 타격은 제한적


중국이 미국을 대신할 새로운 돼지 부속고기 공급원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양돈 산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바이어들 사이에서는 미국산 돼지고기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무역을 둘러싼 미국과의 대립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시작돼 "미국산 부속고기가 없어도 중국의 타격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한 중국 바이어가 유럽에서 돼지고기를 수입하는 방안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에서 돼지고기 가격은 적어도 지난 2년간 가장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최대의 돼지고기 생산 회사 마슈호프 패밀리푸즈(Maschhoff Family Foods)의 켄 마슈호프(Ken Maschhoff) 회장은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보복관세 도입으로 중국 측이 타격을 받을 것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칠레와 유럽, 또는 다른 누군가가 사용하지 않는 돼지의 내장과 간, 다리는 많다"고 지적했다.

결국 부속고기 수출국인 미국 기업의 피해만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인 양돈기업 스미스필드 푸즈(Smithfield foods)와 씨보드(Seaboard Corp) 산하의 씨보드 푸즈, 그리고 브라질 JBS 산하의 JBS 미국사업부 등 미국의 대형 식육가공업체는 이번 수출 둔화로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 전체에서 돼지 부속고기의 수입이 사상 최고치인 11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이들 기업도 그 혜택을 누리고 있었지만, 미중 무역 마찰의 영향으로 미국 돼지고기 가공 기업의 이익률은 압박받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지난 3년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 미 양돈 업계 손실 규모 1조원 가까이


미국 식육수출연합회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돼지 부속고기 평균 가격은 2017년에 1파운드 당 약 76센트였다. 만약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대한 식용 판매망이 끊긴다면 미국산 돼지 부속고기의 가격은 4분의 1 수준인 18센트 정도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중국 수출량을 감안할 때, 돼지 1마리 당 1.55달러의 손실이 발생하게 되며, 이러한 돼지 부속고기 가격 하락에 따라 "내년까지 미국 양돈 산업은 전체 약 8억6000만달러(약 9744억원)의 손실을 입을 처지에 빠지게 됐다"고 연합회는 우려했다.

게다가 수요 감소에 따라 가공기업은 더 많은 돼지 부속고기를 동물 사료의 원료로 제공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헤이즈 박사 또한 돼지 1마리 당 구매 가격이 줄어듦으로써 농가의 손실은 증가할 것이라며, 결국 무역전쟁으로 인한 "고통은 모두 양돈 농가의 몫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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