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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이란 재공격 우려 속 114달러대로 하락

브렌트유 5개월 최고치서 후퇴…중동 외교 재개 기대에도 지정학적 위험 지속
지난 3월 11일(현지시각) 오만 시나스 앞바다의 호르무즈 해협에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이 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월 11일(현지시각) 오만 시나스 앞바다의 호르무즈 해협에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이 떠 있다. 사진=로이터

국제유가가 이란 전쟁 확대 우려로 5개월 만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추가 공격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중동 국가들의 외교적 접촉이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분쟁 완화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유가가 3주 연속 상승한 뒤 26일(이날 현지시각) 하락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중동 분쟁과 원유 공급 차질 위험에 집중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 1.7% 하락한 배럴당 114.69달러(약 15만2000원)에 거래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2% 내린 배럴당 100.91달러(약 13만4000원)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지난 23일 배럴당 117달러(약 15만5000원)까지 상승하며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주에는 6.2% 올라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주간 종가를 나타냈다.

이같은 상승세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에 추가적인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영향을 받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새로운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 또는 테헤란과의 합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그는 두 가지 선택지를 언급하며 "그것이 유일한 문제"라고 말했다.

◇중동 외교 재개 가능성에 주목하는 원유시장


유가가 최근 고점에서 물러나자 일부 분석가들은 지난주 카타르 관리들의 이란 테헤란 방문에 주목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외교적 접촉이 교착 상태에 빠진 평화협상 재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란은 26일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튀르키예 고위 관리들을 테헤란으로 초청해 지역 안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알리 바게리 카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부사무총장은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들 국가 고위 관리들의 방문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번 움직임이 "안정과 평온, 발전이 특징인 지역"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외교적 움직임에도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은 이어지고 있다.

이란은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강화했다. 미국은 예멘에 근거지를 둔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이 증가하자 지난주 사우디 주재 외교 인력 일부와 가족들을 철수시켰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분석가들은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 확대와 유조선 공격 지속,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 군사적 대응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이들은 이같은 요인들로 인해 국제유가에 상당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수개월 인도분 원유 가격에도 높은 유가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반영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유엔 주재 대사도 지난 23일 FT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과의 장기적인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 불안에 프랑스 국채·AI 투자 우려까지 겹쳐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불안 요인으로 다시 부상했다.

가이 밀러 취리히보험그룹 수석시장전략가는 “국제유가가 글로벌 시장을 짓누르는 우려 요인 가운데 다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프랑스 국채시장 문제와 인공지능(AI) 관련 우려 등 다른 불안 요인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로 흔들렸던 주요국 국채시장은 이날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나타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99%로 변동이 없었다.

프랑스 국채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프랑스 국채 금리는 0.04%포인트 하락한 4.98%를 기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23일 거래 종료 후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3'로 유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됐다.

시장 참가자 상당수는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을 예상했지만 실제 등급 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주식시장도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0.1% 상승해 뉴욕 증시가 보합권에서 출발할 가능성을 나타냈다. 유럽의 스톡스600지수는 오전 늦게까지 0.4% 올랐다.

FT는 국제유가가 최근 고점에서 하락했지만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과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여전히 시장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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