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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철회했지만…미국 커피·식품 가격 "당분간 고공행진"

커피 18.9%·소고기 12.9% 급등 후 수백 개 품목 면제…전문가 "기후·공급망 악재로 인하 효과 제한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급등한 식품 가격을 잡기 위해 커피와 소고기 등 수백 개 품목의 관세를 전격 철회했지만, 전문가들은 가격 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UPI/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급등한 식품 가격을 잡기 위해 커피와 소고기 등 수백 개 품목의 관세를 전격 철회했지만, 전문가들은 가격 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급등한 식품 가격을 잡기 위해 커피와 소고기 등 수백 개 품목의 관세를 전격 철회했지만, 전문가들은 가격 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CNNCNBC 등 외신은 지난 14(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농산물 품목에 대한 관세 면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관세 면제는 지난 13일 오전 121(동부 표준시)부터 소급 적용됐다. 이번 조치는 지방선거에서 물가 문제로 민주당을 지지한 유권자 반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수백 개 품목 관세 해제…브라질산 50% 부과는 유지


관세 면제 대상에는 커피, , 소고기, 토마토, 바나나, 오렌지, 아보카도, 파인애플, 망고, 견과류(캐슈넛, , 마카다미아), 과일주스, 코코아, 양념(고수, 커민, 강황, 생강), 비료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어포스원 탑승 중 기자들에게 "커피 같은 일부 식품 관세를 조금 낮췄다"고 밝혔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앞서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에서 재배하지 않는 품목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버지니아, 뉴저지 등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직후 나왔다. 출구조사에서 유권자들은 경제 문제를 최우선 이슈로 꼽았다.

커피값 전년比 20% 폭등…관세만이 원인 아냐


미국 노동통계국(BLS) 자료를 보면 올해 9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커피 가격은 18.9%, 소고기는 12.9%, 바나나는 6.9% 올랐다. 원두커피 가격은 9월 파운드당 9.14달러(13300)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CNBC는 원두커피 가격이 7월 파운드당 8.41달러(12200)로 전년 대비 33% 상승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커피 수입의 약 3분의 1을 공급하는 브라질에 50% 관세를 부과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콜롬비아산 커피에는 10%, 베트남산에는 20% 관세가 각각 적용됐다.
세금재단(Tax Foundation)8월 보고서에서 미국 식품 수입의 74%가 관세 대상이라고 밝혔다. 식품업계협회(FMI)는 성명에서 "상당량 식품 수입품 관세를 낮춘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소비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충분한 공급을 보장하는 핵심 조치"라고 환영했다.

"가격 급락 기대 금물"…기후변화·공급 부족이 변수


전문가들은 관세 인하만으로 식료품 가격이 곧바로 떨어지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미시간주립대 제이슨 밀러 공급망 관리학과 교수는 ABC뉴스에 "관세를 제거하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소비자가 대규모 가격 하락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코넬대 앤드루 훌트그렌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 주요 커피 생산국에서 극심한 가뭄과 폭우가 교차하면서 수확량이 감소했다""이런 가격 변동성은 평균 소비자에게 인플레이션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관세 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식품 가격에는 관세 외에도 기후 위험, 작황, 에너지·운송 비용, 포장재, 인건비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버지니아주 민주당 돈 베이어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관세가 미국인 물가를 올렸다는 사실을 마침내 인정했다""인플레이션 해결 공약을 어긴 데 따른 유권자 분노로 최근 선거에서 패배한 뒤 백악관이 '구매력 확보'로 방향을 전환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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