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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 주가분석] '리딩뱅크' KB금융, 2년 반만에 신한지주 시총 격차 7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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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주넉 주가 등락률. 그래프=정준범 기자

4대 금융지주의 최근 2년여 주가 흐름이 'KB의 독주와 신한의 부진'으로 요약되고 있다. 2023년 3월 말 이후 KB금융지주는 170%가 넘는 폭발적 상승률을 기록하며 사실상 업계 1위 체제를 굳혔다. 반면 업계 2위 신한금융지주는 같은 기간 125% 상승에 그쳐 KB-신한간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금융권에서는 명확한 실적 호조에도 주가와 기업가치가 동반 상승한 KB와 달리 신한 만이 상대적으로 저평가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치를 보면 격차 확대는 더욱 뚜렷하다. 14일 기준 KB금융지주의 올해 주가 누적 상승률은 171.77%로 4대 금융지주 중 압도적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131.94%)과 우리금융(134.88%)은 중위권을 형성했고, 신한금융은 125.18%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업계 2위인 신한이 실적과 자본비율 측면에서 꾸준한 안정성을 보여왔음에도, 시장의 평가에서는 4개사 중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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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정준범 기자

시가총액 변화에서 KB의 독주 흐름은 더 명확해진다. 2023년 3월 19조5000억 원인 KB금융의 시총은 현재 49조4000억 원까지 불어났다. 증가 규모만 29조9000억 원으로, 신한(20조7000억 원), 하나(14조2000억 원), 우리(11조4000억 원)를 모두 압도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KB와 신한간 시총 격차가 2023년 3월 1조5000억 원 수준에서 현재 10조8000억 원까지 7배 이상 확대됐다는 점이다.
주주환원 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주식수 변화에서도 금융지주 간 격차가 분명히 드러난다. KB금융은 최근 2년여 동안 발행주식수를 6.7% 줄이며 4개 금융지주 중 가장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을 펼쳤다. 하나금융도 5.9% 감소시키며 중위권에 자리했고, 신한금융은 4.6% 감소에 그쳐 주주환원 강도가 가장 낮았다. 우리금융은 오히려 주식수가 0.8% 늘어 4개사 중 유일하게 발행주식수가 증가했다. 이는 주주환원 강도 차이가 주가 상승률 격차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 외국인투자자, KB·우리금융 '사고' 신한·하나금융 '팔았다'

자료=한국거래소  집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자료=한국거래소 집계=글로벌이코노믹

외국인 지분율은 KB·우리금융이 각각 4.75%P, 7.73%P 상승하며 확대된 반면, 신한과 하나금융은 오히려 2~3%P 감소해 금융지주 간 외국인 수급 흐름이 뚜렷이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측면에서는 4개 금융지주 모두 역대급 호조를 나타냈다. KB금융은 3분기 누적 5조1217억 원(3분기 단독 1조686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신한금융은 3분기 1조42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9.7% 증가했으며, 하나금융은 누적 3조4334억 원, 우리금융도 누적 2조7964억 원으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적만 놓고 보면 신한·하나·우리 모두 무난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시장은 KB에만 강하게 프리미엄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평가의 온도 차'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각사
여기에 내년 초 금융권 CEO 임기 만료가 겹치며 주가 흐름에 새로운 변수가 생기고 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금융의 진옥동 회장과 우리금융의 임종룡 회장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은 지난 9월 말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후보군에는 진 회장을 비롯해 정상혁 신한은행장,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 등이 포함돼 경쟁 구도가 형성된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이 지난 2년간 주가·시총·주식수 등 주요 지표에서 모두 최하위 흐름을 보인 가운데, 경영 체제의 불확실성이 시장의 평가를 제약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 역시 임종룡 회장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조직 안정성과 연속성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지분 변동만 봐도 주주가치 제고 성과가 갈렸다"며 “KB·우리는 신뢰가 강화된 반면 신한·하나는 주주환원·평가 매력이 상대적으로 약했다"고 분석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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