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 페소화가 미 재무부의 직접 개입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중간선거를 앞두고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친시장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 페소화, 1달러=1476페소까지 하락
FT에 따르면 페소화는 20일 장 초반 한때 달러당 1476페소까지 떨어져 일중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이달 초 미국이 시장 개입을 시작하기 전 수준보다 낮은 수치다.
FT는 “미 재무부가 10월 9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약 4억 달러(약 5580억 원) 규모의 페소화를 매입했지만 통화가치 하락을 막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같은 날 미국과 200억 달러(약 2조7900억 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공식 체결했지만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 시장 불신과 외환보유액 부족
밀레이 정부는 지난달 지방선거 패배 이후부터 투자심리 불안을 진정시키려 하고 있으나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줄면서 페소화에 대한 신뢰 회복에 실패하고 있다.
현지 경제연구소 인벡크는 “중앙은행의 실질 외환보유액은 국제통화기금(IMF) 차입금을 포함해 약 50억 달러(약 6980억 원)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선거 이후 중앙은행이 환율 밴드를 낮출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 트럼프 행정부 개입에도 효과 제한적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은 이달 초 “페소화는 과소평가돼 있다”며 “지금은 싸게 사서 나중에 비싸게 팔 시점”이라고 발언했지만 시장의 불안 심리는 여전하다.
FT는 “미국의 개입이 일시적 반등을 유도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정치적 불확실성과 환율 조정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표시 아르헨티나 국채는 이날 소폭 반등했지만 미국의 첫 개입 직후 기록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