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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아사이베리 생산자들 “트럼프 관세에 수출길 막혔다”

브라질의 한 아사이베리 농장에서 수확된 아사이베리 열매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브라질의 한 아사이베리 농장에서 수확된 아사이베리 열매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브라질산 수출품에 50%의 관세 폭탄을 때리면서 아마존 열대과일 ‘아사이베리’ 생산자들이 타격을 호소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1일(이하 현지시각) 전했다.
브라질 북부 파라주 베렝 인근에서 아사이베리를 재배하는 아일손 페헤이라 모레이라는 AP와 인터뷰에서 “이 지역에서 생산된 아사이를 미국에서 못 팔게 되면 결국 남는 건 가격 폭락”이라며 “여기 사람들만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베렝은 인구 140만명 규모의 아마존 도시로 오는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개최지이기도 하다.

브라질 현지 시장에서 아사이 한 상자 가격은 약 50달러(약 6만7400원) 수준인데 미국이 브라질산 아사이 최대 수입국이어서 현지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AP는 전했다. 브라질의 연간 아사이 생산량은 약 7만t으로 파라주가 90%를 차지한다.

◇ 수출 급감·손실 현실화


파라주의 소규모 생산자들은 관세 부과 발표 며칠 만에 이미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수출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상파울루주에 본사를 둔 ‘아사이 트로피칼리아 믹스’의 공동 소유주 호제리우 지 카르발류는 지난해 미국에 아사이 크림 270t을 수출했지만 올해 수출량은 관세 우려가 커진 지난달 말까지 27톤에 그쳤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수입업자들이 협상을 중단했고 이로 인한 손실이 150만헤알(약 3억7800만원)에 이른다”며 “양국 간 협상이 타결돼 기존 고객뿐 아니라 새로운 고객도 확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정치적 배경·국제 분쟁 조짐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재판과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대선 패배 후 권력 유지를 위해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현재 자택연금 상태다.
브라질 정부는 일부 품목의 관세 면제를 이끌어냈지만 아사이는 제외됐다. AP에 따르면 브라질 산업부는 아사이 포함 여부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 7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의 관세 부과와 관련한 협의 요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파라주에서 아사이를 수확하는 미카엘 시우바 트린다지는 “수출이 많을수록 가치가 올라가지만 판로가 막히면 값이 떨어지고 결국 국내에만 남게 된다”고 우려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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