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음성합성과 악성 앱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수법이 고도화하자 통신사들도 단순 차단 서비스를 넘어 실시간 감지와 대응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연계한 민관협력 'AI 화자 인식 ·딥보이스 탐지' 서비스를 공개했고, LG유플러스는 범죄 조직이 운영하는 악성 앱 서버를 직접 추적하고, '전방위 보안 아키텍처'와 단말기 장악 방지 시스템을 선보이는 등 대응 수준을 끌어올렸다.
KT는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실제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차단이 가능한 'AI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 2.0'을 30일 출시한다. 해당 서비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제공받은 데이터를 활용해, AI가 통화 내 문맥, 화자의 성문정보, 변조음성 여부 등을 입체 분석한다.
기술의 핵심은 △문맥 기반 탐지, △화자 인식(범죄자 음성 식별), △딥보이스(변조음성) 탐지를 동시에 수행하는 ‘3중 판별’ 구조다. KT는 이를 통해 탐지 정확도를 기존 대비 1.3%포인트 향상된 91.6%까지 끌어올렸고, 올해 상반기 기준 약 710억 원의 피해를 예방했다고 밝혔다.
해당 서비스는 삼성 갤럭시 S23 이상 단말기와 '후후(whowho)' 앱을 설치한 사용자라면 통신사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 실시간 탐지 결과는 금융권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과 연계돼 계좌 모니터링과 출금 차단 등 후속 조치로 이어진다. KT는 “연간 2000억 원 피해 예방, 탐지 정확도 95% 이상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같은 날 LG유플러스는 '보안퍼스트' 전략을 발표하며 단말기 보안 대응을 핵심으로 내세웠다. 회사는 보이스피싱 앱이 스마트폰을 장악하는 과정을 실제로 시연하며, 단말기 내 통화 전환·112 발신자 위장·위치·카메라 해킹 등 사용자 통제 사례를 공개했다.
LG유플러스는 자사의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ixi-O)'에 내장된 '안티 딥보이스(Anti-DeepVoice)'라는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을 갖고 있다. 현재 악성 앱 서버를 역추적해 경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전체 보이스피싱 사건 중 23%가 자사 탐지를 통해 연계됐다고 밝혔다.
악성 앱 설치가 감지되면 고객에게 즉시 카카오 알림톡을 통해 경고 메시지를 전송한다. 전국 1800여 개 매장과 인근 경찰서를 통한 피해 대응 체계도 구축돼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지난 6월 말 서비스 개시 이후 4주간 약 3000명에게 긴급 안내 및 조치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보안 인력과 예산도 확대하고 있다. 정보보안 전담인력은 전년 대비 86% 증가했고, 정보보호 예산도 31% 이상 늘어났다. LG유플러스는 "2027년까지 특화된 제로트러스트 보안 아키텍처 완성을 목표한다"며, AI 기반 관제 고도화, 자동화된 이상 행위 탐지 체계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로트러스트란 내부의 모든 과정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네트워크 안팎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접근과 행위를 지속적으로 인증하고 모니터링하는 보안 모델이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