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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vs 중국 'AI 전쟁' 시작...‘승자를 가릴 방법 없다’

트럼프 '미국 승리' 선언했으나 전문가들 "명확한 기준 부재"
업계, 중국과 기술격차 수개월~수년 불과
미중 AI 기술 선점 경쟁,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미중 AI 기술 선점 경쟁,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인공지능(AI) 우위를 강조하며 중국과 기술 경쟁 승리를 다짐했으나, 명확한 승부 기준이 없어 과거 핵 군비 경쟁이나 우주 경쟁과 같은 애매한 결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7(현지시각) 악시오스는 "미중 AI 경쟁은 명확한 결승선이 없는 어둠 속 경쟁"이라고 보도했다.
실리콘밸리와 미국 정부는 AI 기술이 아직 완전하지 않고 경제와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으며 전력 소모도 많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시설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기로 뜻을 모으고 있다.

◇ 트럼프 "AI 경쟁 승리" 선언…과거와 다른 모호한 목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AI 경주 승리"라는 제목의 행사에서 "미국은 AI 경쟁을 시작한 나라이며, 미국 대통령으로서 오늘 미국이 승리할 것임을 선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정책 전문가와 업계 리더들은 미국과 중국이 연구 혁신을 이루고, 기술 표준을 확립하며, 인공일반지능(AGI) 또는 '초지능' 장벽을 허물면서 AI 미래를 차지하기 위해 정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세계가 민주 가치가 깃든 미국이 개발한 자유로운 AI와 공산당 통제 아래 있는 중국의 대안 사이에서 이분법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시사한다.

그러나 과거 과학 경쟁과 달리 AI 경쟁은 승패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 경쟁이 진정으로 세계를 형성하는 결과를 가져간 마지막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맨해튼 프로젝트가 나치를 원자폭탄으로 꺾은 것이었다. 그러나 독일은 미국이 발견한 사실을 밝히거나 이용하기 훨씬 전에 항복했다.

뒤이어 소련과 핵 군비 경쟁은 수십 년에 걸친 교착상태였으며 많은 돈을 희생시켰고 한 번 이상 지구를 종말론 문턱에 빠뜨렸다. 1960년대 우주 경쟁도 마찬가지로 결론이 나지 않았다. 러시아는 미국보다 먼저 인류를 우주로 데려갔으나 미국이 먼저 달에 도착했다. 경주가 끝나자 두 나라는 수십 년간 인간 우주 탐사에서 물러났다.

"히틀러보다 먼저 폭탄을 만들어라" 또는 "사람을 달에 보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목표였으나, AI 경쟁에 대해 비슷한 명확성을 제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업계 "중국 추격 빨라"…혁신 확산으로 선도 우위 무의미해질 수도

업계가 말할 수 있는 최선은 우리가 사람보다 더 똑똑한 AI를 향해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회사나 전문가가 인간이나 AI 모델에 대해 "스마트"에 대해 동일한 정의를 가지고 있는 것은 없다. 우리는 좋은 척도가 부족하고 기술이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지에 대해 항상 알거나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두 AI 모델 중 어느 것이 "더 똑똑한" 것인지 자신 있게 말할 수도 없다.

중국을 이겨야 한다'는 목소리는 주로 AI 업계에서 나오고 있으며, 이들은 트럼프의 AI 고문인 데이비드 색스를 통해 백악관과 직접 연결돼 있다.

오픈AI의 크리스 리헤인 글로벌사무총괄은 지난 3월 악시오스 행사에서 "결국 승리하는 쪽이 전 세계 AI 인프라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미국의 대중국 칩 수출 통제를 주장하면서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경쟁사인 딥시크를 "인권 침해를 저질렀고, 세계 무대에서 공격적으로 행동해 왔으며, AI 분야에서 미국과 맞설 수 있다면 이러한 행동에서 훨씬 더 자유로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AI 연구개발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고 있다고 대부분 기술 전문가들은 동의한다. 이들은 미국이 기껏해야 몇 년, 어쩌면 몇 달간 선두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혁신은 AI 산업에서 광범위하고 빠르게 전파되기 때문에 이러한 우위는 대체로 의미가 없다. 그리고 문화와 언어 차이 때문에 미국과 동맹국들은 중국 AI가 더 뛰어나더라도 중국 제품으로 갈아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AI는 철강이나 태양광 패널처럼 성능만 좋으면 바꿀 수 있는 제품과 달리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더 가깝다.

악시오스는 "미국과 중국은 앞으로 몇 년간 점점 더 발전된 AI를 갖게 될 것이다. 양국 간 경쟁은 실제로 중요한 결과를 낳는 진짜 싸움이라기보다는 돈과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구호에 가깝다고 말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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