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을 기습 공습하고 나선 가운데 미국이 중국에 이란의 보복 조치를 막을 것을 촉구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22일(이하 현지시각)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이란에 연락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해 석유를 수입하는 나라”라며 “자국 경제를 위해서라도 이란과 대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교부 장관은 미국의 공습 이후 “이슬람 공화국은 주권을 방어하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국영언론은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지지했다고 보도했으며 최종 결정은 국가안보위원회에서 내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하루 약 2000만배럴의 원유가 이 해협을 통해 운반됐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골드만삭스와 라피단 에너지 등은 “해협이 장기간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JP모건은 이란이 실제 봉쇄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루비오 장관도 “이란 원유 수출도 호르무즈를 통과하는데 해협을 봉쇄하면 자해행위가 될 것”이라며 “중국으로 가는 원유 수출도 멈추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제5함대는 바레인에 주둔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 등 걸프 해역에서 해상 교통로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 해군이 이란의 봉쇄 시도를 단기간 내 진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는 과도한 낙관론에 경고를 보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에너지 고문 출신인 밥 맥낼리 라피단 에너지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란이 해협을 방해할 경우 해상 물류가 수 주 또는 수 개월간 지연될 수도 있다”며 “미 해군이 개입해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해협 봉쇄는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에 큰 타격을 줄 것이며,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