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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일본 기업들, 미국 시장 의존도 증가...보호무역 정책은 새로운 위험 요인

대중 투자 감소하며 북미 지역 매출 급증...신임 美 행정부 통상정책에 경계감
일본 도쿄의 한 공업항에서 쌓인 컨테이너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의 한 공업항에서 쌓인 컨테이너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일본 기업들이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을 피해 미국으로 사업 중심축을 이동하고 있으나,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전망에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18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23년 7~9월 분기 일본 기업들의 북미 지역 매출은 942억 달러를 기록했다. 9분기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으나,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 증가해 전 세계 총액 증가율 4%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미래 성장 지표인 자본 지출은 3분기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반면 홍콩을 포함한 중국 지역 매출은 503억 달러로, 8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2019년 대비 20% 감소했다. 투자 부문 역시 장기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2001년 중국의 WTO 가입 이후 20년간 이어진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일본 기업들의 중국 내 자회사 매출은 2001 회계연도 250억 달러에서 2020 회계연도 2,865억 달러로 급증했으나, 2022-2023 회계연도에는 연간 10% 이상의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북미 지역 매출은 3945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무성과 일본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일본의 대미 직접투자액은 104조 엔(약 6650억 달러)으로 2014년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중 투자는 19조 엔으로 60% 증가에 그쳤다.

미즈호 리서치 앤 테크놀로지스의 오타 토모유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의 자립 정책 추진으로 국내 생산이 확대되면서 외국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국제협력은행의 2024 회계연도 외국인 직접투자 설문조사에서도 해외 확장을 계획하는 기업의 49%가 미국을 선호 시장으로 꼽았다. 중국은 35%로 인도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일본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에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는 수입품에 대해 10~20%의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대응해 리코와 같은 기업들은 미국 시장용 제품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태국으로 이전하는 등 공급망 재편을 준비하고 있다. JBIC 설문조사에서도 기업들은 현지 시장을 위한 현지 생산을 미국 진출의 주요 동기로 꼽았다.
그러나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저지한 사례에서 보듯, 미국의 보호주의적 정책 기조는 일본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 제약 요인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일본의 2023년 경상수지는 22조 엔의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과 서비스수지가 9조 엔 적자를 기록했으나, 투자수입을 의미하는 1차 수입 수지가 36조 엔 흑자를 기록하며 전체 수지 개선을 견인했다. 특히 주요 소득 흑자 중 10조 엔이 미국에서 발생했으며, 엔화 약세와 달러 강세로 인해 대미 투자 수익이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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