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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독립기념일 맞춰 초대형 감세·복지삭감 법안 서명…“미국 황금시대 시작” 주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빅 뷰티풀 빌 법안’에 서명한 뒤 법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빅 뷰티풀 빌 법안’에 서명한 뒤 법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논란 끝에 870쪽에 달하는 이른바 ‘빅 뷰티풀 빌 법안(Big Beautiful Bill)’에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공식 서명했다.

앞서 이 법안은 지난 1일 상원에서 찬반 동수인 50대 50으로 가결됐으며 JD 밴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통과됐다. 이어 3일 하원에서 218대 214로 간신히 가결된 뒤 이날 백악관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서명했다.

이 법안은 대규모 감세와 복지 삭감, 국경안보 강화, 부채한도 인상 등을 골자로 하며, 미국 경제와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야후파이낸스와 ABC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잔디밭에서 열린 군인가족 초청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이 나라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황금시대로 들어가고 있다”며 “지금 이 법안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세금 감면과 정부지출 감축을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부채한도 5조달러 인상, 복지 전방위 축소


이 법안은 총 4조 달러(약 5520조원)를 넘는 재정 부담을 수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공화당 주도의 의회는 5조 달러(약 6900조원) 규모의 부채한도 상향을 포함시켰고 그 대가로 메디케이드 등 주요 복지지출을 대거 삭감했다.

복지 축소 항목 가운데 특히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 수혜 대상자에 대한 근로 요건 도입이 논란이다. 의료계는 이로 인해 수백만명이 보험을 잃고, 특히 농촌 지역의 공공 보건센터 폐쇄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8시간여에 걸친 연설에서 “이 법안이야말로 미국인을 해치는 ‘원 빅 어글리 빌’”이라며 “국민이 대낮에 이 법의 실체를 낱낱이 알 수 있도록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팁 면세·대학 대출 삭감…전기차 보조금은 폐지


트럼프 대통령은 “팁에 대한 세금 면제, 자녀세액공제 확대, 펠그랜트 축소, 529플랜 변경 등 셀 수 없이 많은 조항들이 포함됐다”며 "설명할 시간조차 부족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주정부 세금 공제 상향과 미국산 차량 구매 시 대출 이자 공제 등이 담겼다.

반면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됐던 전기차 세액공제는 이 법에 따라 오는 9월 말 폐지된다. 태양광 프로젝트에 대한 연방 지원도 점차 중단될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법안이 청정에너지 산업에 타격을 준다고 비판했다. 머스크는 “이 법안은 내가 정부효율부에서 해온 일을 조롱하는 수준”이라며 “3조3000억 달러(약 4554조원)의 부채 증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 “미국 역사상 가장 비싸고 부정직한 예산안”

비판 여론은 재정적 측면에도 쏠린다. 시민단체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의 마야 맥기너스 회장은 “회계 트릭을 동원한 사상 최대의 은폐”라며 “이 법안은 미국 역사상 가장 비싸고, 가장 부정직하며, 가장 무책임한 예산조정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인공지능(AI) 관련 조항이 막판에 삭제된 것과 관련해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반발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측 비판에 대해 “그들이 ‘위험하다, 모두 죽을 거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모두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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