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8A 대신 14A로 파운드리 전략 전환...앱솔릭스·삼성전기 유리기판 상용화 속도

◇ 인텔, 유리기판 자체 개발 중단...외부 조달로 방향 전환
독일 IT 매체 컴퓨터베이스(ComputerBase)는 "인텔이 유리기판 연구개발을 중단하고, 외부 공급망을 활용해 제품 공급을 빠르게 하고 위험을 줄이려 한다"고 전했다. 인텔이 유리기판 개발 인력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관련 기술을 가진 국내외 업체와 협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 SKC 앱솔릭스·삼성전기, 유리기판 상용화 선두
유리기판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두드러진다. SKC의 미국 자회사 앱솔릭스(Absolics)는 최근 반도체 유리기판 생산을 늘리고 있다. 전자신문은 "앱솔릭스가 올해 하반기 공정용 소재와 부품 조달을 60% 이상 늘리고, 연말에는 장비 발주 등 증설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앱솔릭스는 AMD,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공급 논의를 하고 있으며, 미국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4000만 달러(약 545억 원) 보조금과 1분기 차입금 5000만 달러(약 680억 원)으로 자금도 확보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유리기판 사업에 뛰어들어 세종사업장에 시험 생산라인을 만들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가 2028년까지 첨단 반도체에 유리기판 인터포저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본다. 이 밖에 LG이노텍, JNTC 등도 유리기판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 인텔, 파운드리 전략 18A→14A로 전환
인텔은 유리기판 사업 철수와 함께 파운드리(위탁생산) 전략도 바꾸고 있다. 로이터와 국내 언론은 "인텔이 18A(1.8나노미터) 공정 마케팅을 멈추고, 14A(1.4나노미터) 공정에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애플,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TSMC와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노린 변화로 풀이된다. 인텔은 자사 제품(Panther Lake, Clearwater Forest 등)에는 18A를 계속 쓰지만, 새 파운드리 고객에게는 14A를 중심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 국내 유리기판 시장 성장...글로벌 경쟁 본격화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이나 유기 소재보다 얇고,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어 고집적·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에 적합한 소재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유리기판 시장 규모는 2024년 23억 달러(약 3조 1300억 원)에서 2034년 42억 달러(약 5조 72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패키징 수요가 늘면서 국내 기업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이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인텔의 전략 변화와 국내 기업의 기술 진전이 맞물리면서, 유리기판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세계 기업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