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조선소와 기술이전 동반한 '상생 모델'...추가 수주 기대감 확산

HD현대중공업 최병욱 국제방산프로그램 수석 매니저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다기능 프리깃 1척, 해양경비정(OPV) 1척, 보조수송선 2척을 페루 해군을 위해 건조한다"고 밝혔다. 이 계약은 단순한 함정 수출을 넘어 페루 현지 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에 집중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 페루 현지 산업 발전 위한 기술 이전
HD현대중공업은 페루 현지 조달을 통한 산업 협력을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최 수석 매니저는 "페루 산업 생태계 발전과 현지 공급망 구축을 위해 SIMA와 제휴했다"며 "4척의 전투함 건조를 위한 현지 조달 방안을 활발히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현지 기업들이 참여한 산업 로드쇼를 거쳐, 지난 3월 잠재 공급업체들에 대한 현장 평가를 실시했다. 초기에는 장비 자재, 케이블, 도료, 주방 기기 등부터 현지 조달을 시작해 앞으로 프로젝트가 확보되면 점차 더 복잡한 장비의 현지 생산으로 확대한다.
기술 이전도 중요한 협력 분야다. HD현대중공업은 전문가들을 페루에 보내 1~2개월간 함정 건조에 필요한 모든 조선 기술을 다루는 현장 교육을 실시한다. 최 수석 매니저는 "우리 전문가들이 SIMA에서 실습 교육을 통해 최고 수준 경험을 이전할 것"이라며 "이 기술 이전을 통해 만들어지는 무형의 가치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해양경비정 장비 선정은 국제 공개 경쟁
이번에 건조되는 해양경비정(OPV) 장비 선정은 투명하고 포괄적인 과정을 거쳤다. 최 수석 매니저는 "OPV 장비 선정을 페루 해군과 긴밀히 협조해 투명하고 철저한 평가 과정을 통해 실시했고, 다양한 국제 공급업체들에게 문을 열어뒀다"며 "평가는 한국 제품에만 국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부분의 핵심 장비 공급업체가 선정됐고 생산이 진행 중이다.
특히 이 OPV는 모듈형 설계를 도입해 앞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되었다. 최 수석 매니저는 "OPV는 페루 해군이 요구하는 모든 시스템과 장비를 갖췄다"며 "설계에 미션 모듈 전용 구역이 포함돼 필요에 따라 추가 조립식 시스템을 통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프로젝트가 이뤄지면 유연한 설계로 대수상전(ASuW), 대공전(AAW), 대잠전(ASW) 시스템을 포함한 다양한 추가 능력을 최종 사용자 요구에 따라 통합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페루 해군이 현재 보유한 6척의 코르벳함이나 미사일정이 앞으로 5년 안에 퇴역 예정인 점도 HD현대중공업에게는 추가 기회로 작용한다. 최 수석 매니저는 "500t에서 1500t급에 이르는 미사일정 대체 함정 범주에서 HDP-500, HDP-1000, HDP-1500Neo를 포함한 다양한 표준 모델을 제공한다"며 "페루의 운용 요구에 따라 새로운 설계 개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의 이번 페루 진출은 남미 방산 시장에서 입지 확대와 함께 현지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상생 모델로 평가받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