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 산업이 새로운 권력 지형도를 그리고 있다.
6일(현지시각)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연방정부 산하 정부효율성부(DOGE) 공동의장으로 임명되면서, 정부와 기업 권력의 전례 없는 융합이 눈앞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머스크의 정부 진출은 기술 산업 전반에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그는 이미 전기차(테슬라), 우주산업(SpaceX), 소셜미디어(X), AI(xAI) 등 핵심기술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 연방정부 예산 집행과 기업 규제 정책에 대한 결정권까지 확보하면서, 기술 산업 생태계의 새로운 질서가 형성될 전망이다.
빅테크 업계는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메타의 닉 클레그는 BBC와 인터뷰에서 "정치적 꼭두각시 주인이 되려 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고, 오픈AI의 샘 올트먼은 “정치 권력을 이용한 경쟁사 견제는 매우 비미국적”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AI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나온 올트먼의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정부효율성부의 첫 행보로 주목받는 것은 연방예산 개혁안이다.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5000억 달러 규모의 예산 조정을 언급했다. 이는 클라우드 컴퓨팅, AI 개발, 우주 탐사 등 첨단기술 분야의 정부 조달 사업 방향성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규제 환경의 변화도 예상된다. 데이터 프라이버시, AI 윤리, 플랫폼 규제 등 주요 이슈에서 머스크의 자유주의적 성향이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중국과의 기술패권 경쟁, 반독점 규제, 데이터 보안 정책 등에서 급격한 변화가 예측된다.
향후 전개될 상황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각국 정부는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과 정부 권력의 결합이 초래할 수 있는 시장 왜곡과 불공정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기술 산업이 새로운 질서를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공정 경쟁과 혁신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