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미국 노동부가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한다.
뉴욕 주식 시장이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면서 지난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1%, 3.3% 뛴 가운데 이같은 상승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잣대 가운데 하나가 CPI 흐름이다.
미국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최근 흐름에서 보듯 다시 끓어오르는 조짐이 보이거나 하강을 멈춘 것으로 나타나면 투자 심리가 흔들릴 수 있다.
오는 17~18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 역시 대거 후퇴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평가 논란이 많기는 하지만 만약 주식 시장이 후퇴한다고 해도 곧바로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말 산타랠리 속에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인플레이션
미 노동부가 6일 공개한 11월 고용동향에서 미국 노동시장이 탄탄한 동시에 연준의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정도의 둔화 흐름까지 감지된 터라 시장은 이제 인플레이션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11월 미국 비농업 신규 고용은 22만7000명으로 시장 전망치 21만4000명을 웃돌았지만 이날 상향 조정된 9월 신규 취업 규모 25만5000명보다는 적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직전 비교 대상인 10월 신규 고용은 두 차례 대형 허리케인과 보잉 파업 여파로 3만6000명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돼 사실상 비교하기 어렵다.
고용동향 발표 뒤 시장에서는 18일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판단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흐름으로 볼 때 투자자들은 18일 0.25%포인트 추가 인하 확률을 하루 전 71%에서 이날 85%로 높여 잡았다.
11일 공개되는 11월 CPI, 12일의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급등하지만 않으면 이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1월 CPI가 전달에 비해 0.2%, 전년 동월에 비해 2.6% 올라 10월 상승률과 같은 흐름을 지속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평가
전문가들은 CPI와 PPI가 급격히 뛰지만 않으면 인플레이션은 주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플레이션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동안의 가파른 주식 시장 상승세로 고평가 우려가 시장에 광범위하게 확산된 상태여서 인플레이션이 매도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대규모 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츠의 최고글로벌전략가(CGS) 제이 우즈는 그 동안의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이 매도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2~3% 하락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 주식 시장은 역사적인 평균에 비해 고평가 상태에 이미 들어가 있다.
오펜하이머에 따르면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배율(PER)은 현재 26배로 1989년이후 평균 PER보다 32% 높다.
하락은 매수 기회(?)
고평가 불안감 속에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하락 폭이 크지 않고 하락 기간 역시 짧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표적 월스트리트 낙관론자인 톰 리 펀드스트래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공동 창업자 겸 리서치 책임자는 CNBC에 산타랠리는 아직 유효하다면서 연말 S&P500 지수 6300 시나리오는 여전히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리는 만약 주가가 하락하면 “저점에서 매수하라”고 충고했다.
프리덤 캐피털의 우즈 역시 지금부터 연말까지 시장에 ‘찬물’이 끼얹어진다고 해도 S&P500 지수는 올 연말 6220에 이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업종별로, 또 업종 내에서 종목별로 순환매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위치만 이동할 뿐 이탈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주에도 기업 실적 발표는 이어진다.
9일에는 오라클, 11일에도는 어도비가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12월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업체 브로드컴 실적 발표가 있다.
모두 AI 테마주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