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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협력 안 하면 우크라 무기 지원 중단”…유럽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동맹국들을 압박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중단을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개입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 항로를 다시 열기 위한 ‘의지의 연합’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최근 논의 과정에서 전달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달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사실상 봉쇄 상태에 들어갔으며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해군이 해협 재개방에 나설 것을 요구했지만, 유럽 주요국들은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개입이 어렵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국가는 “이 전쟁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논의 내용을 잘 아는 관계자 3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응해 유럽이 재원을 부담하는 우크라이나 무기 조달 프로그램 ‘펄(PURL)’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압박 속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의 요청으로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주요국은 지난달 19일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노력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뤼터 사무총장이 공동 성명을 강하게 요구한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있었다”며 “시간이 촉박해 모든 국가를 즉시 참여시키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성명 발표 전 이틀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뤼터 사무총장이 프랑스, 독일, 영국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의 협조 거부에 대해 “상당히 격앙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19일 이전부터 미국과 군사 차원에서 해협 방어 방안을 논의해 왔다고 밝혔지만, 나토 국가들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와 동맹국들에 대한 실망감을 분명히 해왔다”며 “미국은 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내각 회의에서도 “미국은 나토를 보호하고 있지만 동맹국들은 우리를 보호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했다.

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나토 탈퇴 가능성에 대해 “전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작전이 확대되면서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에 사용되는 요격 미사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 무기는 중동 국가들의 방어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대러시아 방어에도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마코 루비오 장관은 중동 전쟁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무기 공급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미국 내 재고 확보를 위해 공급 경로를 조정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에 필요하다면 미국 우선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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