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2주 정도 남긴 시점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트럼프의 당선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조정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다니엘 로브도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주목했다.
17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 서드포인트를 이끄는 로브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백악관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커졌고, 이는 특정 부문과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화당 행정부와 의회 하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로브는 ”우리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의 관세가 국내 제조업, 인프라 지출, 특정 자재 및 상품 가격을 상승시킬 것으로 믿는다“면서 ”일반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특히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반독점 정책을 완화하면 생산성이 향상되고 기업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NBC 뉴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팽팽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해리스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박빙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다만 시장에서 일부 투자자가 트럼프 승리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진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Polymarket)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브는 분기별 서한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는 시나리오에서 이익을 볼 수 있는 주식과 옵션 포지션을 늘리는 동시에 그렇지 않은 기업으로부터 포트폴리오를 전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회사가 어떤 거래를 하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로브뿐만 아니라 JP모건체이스도 최근 은행주와 미국 달러의 상승을 강조하면서 더 많은 투자자가 공화당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고 봤다.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교차 시장 전략가는 “최근 미국 주식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은행주가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것은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승리에 베팅하고 있다는 신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미국의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보호 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로브는 또한 트럼프가 패배하더라도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블루 스윕(해리스 당선과 민주당의 의회 장악)’에 따른 경기 하강은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많은 대형 투자자가 민주당의 경제 및 재정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민주당의 계획이 ‘세금 인상’과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억압적인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로브가 3분기 자신의 펀드에서 승자로 꼽은 유틸리기 기업 PG&E, 원자력 발전 업체 비스트라, 대기업 다나허(Danaher) 및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반독점 혐의로 공격을 받은 알파벳 등은 트럼프 당선 시 수혜주가 될 전망이다.
로브는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이러한 주식들의 하락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