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다음 달 '빅컷(50bp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수그러들며 달러화가 9일(현지시각) 거래에서 8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공개된 지난달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이례적인 50bp 금리 인하를 지속할 의향이 없음을 보여줬고 이후 달러화 강세에 힘이 더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0.38% 오른 102.88을 기록하며 지난 8월16일 이후 거의 2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블룸버그의 달러 현물 지수도 이날 0.4% 오르며 8일 연속 상승하는 등 2022년 4월 이후 최장기간 상승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9월 고용 지표가 예상 외의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의 다음 달 대규모 금리 인하 기대를 이미 낮춘 시장은 이날 FOMC 의사록을 확인한 뒤 공격적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접는 모습이었다.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연준이 연방기금 금리를 50bp 인하했지만, 일부 연준 위원은 25bp 인하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25bp 인하를 공식적으로 주장한 미셸 보먼 이사 이외에도 복수의 연준 위원이 25bp 인하에 공감대를 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지난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규모 금리 인하를 지지했지만,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과 경제 불확실성을 감안해 향후 ’점진적인‘ 금리 인하를 원한다고 밝혔다.
연방기금 선물 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다음 달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약 83%로 반영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클라리티 FX의 아모 사호타 매니징 디렉터는 ”분명한 것은 강력한 미국의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달러 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며 ”며칠 전부터 FOMC 의사록과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이날 유로화는 달러 대비 2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며 0.36% 내린 1.094달러를 기록했다. 엔화도 달러 대비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달러/엔 환율은 0.72% 상승한 149.26을 기록하며 8월15일 이후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국제유가 급락과 연준의 빅컷 기대 약화로 캐나다 달러도 달러 대비 8주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 등 주요 상품 통화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뉴질랜드 달러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50bp 인하하고 정책 완화 속도를 높이면서 1.3% 넘게 하락했다.
HSBC의 레니 진 글로벌 외환 전략가는 연준의 매파적 가격 조정, 지정학적 긴장 고조 가능성, 미국 대선을 앞둔 위험 축소 및 교역 측면에서의 모멘텀 고갈 및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뉴질랜드 중앙은행 등을 뉴질랜드 달러 약세 요인으로 언급했다.
시장은 10일 발표될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목하고 있다. CPI가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 속도를 결정할 주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