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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인스타그램·페이스북 청소년 보호 강화...소셜미디어 시장 판도 변화 예고

“연령 인증 강화, 부모 통제권 확대로 10대 이용자 1억 명 영향 예상”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09-19 07:44

메타, 청소년 보호 인증 강화.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메타, 청소년 보호 인증 강화. 사진=로이터

메타(Meta)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청소년 보호를 위한 대대적인 변화를 발표했다.

이는 소셜미디어가 청소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법적 압박에 대응하는 조치로, 향후 소셜미디어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각)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타는 18세 이하 사용자의 계정을 자동으로 가장 제한적인 설정으로 변경하고, 부모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할 예정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1억 개 이상의 계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변경사항은 청소년 계정 기본 비공개 설정, 메시지 발신자 제한, 민감 콘텐츠 필터링 강화 등이 있다.

이 변화는 소셜미디어 기업이 직면한 규제 압력과 법적 위험을 반영한다. 최근 33개 주 법무장관이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시애틀 공립학교도 틱톡, 메타, 스냅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는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의 정신 건강 위기에 작용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 과다 사용과 청소년의 우울증, 자해 등 정신 건강 문제 사이의 연관성을 지적하고 있다. 보도에 다르면,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진 트웬지 교수는 “소셜미디어를 많이 사용하는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약 두 배 높다”라고 밝혔다.

이 변화는 소셜미디어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청소년 사용자의 감소로 인한 단기적인 매출 하락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부모의 신뢰를 얻어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규제 위험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 메타의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는 “장기적으로 볼 때, 부모들로부터 더 많은 신뢰를 얻는 것이 기업으로서 우리의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변화는 한국의 소셜미디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도 청소년 보호를 위한 정책을 강화해야 할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은 이런 경향을 반영한 서비스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이 변화의 배경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정신건강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것에 있다. Z세대의 정신건강 악화와 소셜미디어 사용 증가 사이의 상관관계가 여러 연구를 통해 제기되면서, 정책 입안자와 학부모의 우려가 커진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특히 Z세대의 정신건강 문제와 소셜미디어 사용 간 관계에 대한 우려에 대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21년 청소년 위험 행동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 42%가 지속적인 슬픔이나 무기력감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10년 전보다 약 50%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소셜미디어 사용량도 크게 늘었는데, 커먼 센스 미디어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8~12세 아동의 일일 평균 스크린 타임은 5시간 33분, 13~18세 청소년은 8시간 39분에 달했다.

2023년 퓨 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 95%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 중 36%가 “거의 항상” 온라인 상태라고 응답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소셜미디어를 과도하게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청소년 비율이 54%에 달한다는 것이다.

청소년 건강 저널에 2022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하루 3시간 이상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우울 증상을 경험할 확률이 2.6배 높았다.

이 통계와 연구 결과들은 Z세대의 정신건강 악화와 소셜미디어 사용 증가 사이의 연관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상관관계를 넘어 인과관계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2023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소셜미디어 사용을 줄인 실험군에서 우울 증상과 불안 증상이 유의미하게 감소했음을 보고했다.

메타의 이번 결정은 소셜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청소년 보호와 정신건강 이슈는 앞으로도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며,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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