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전 발전 용량이 급증세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등 반도체 산업의 발전과 탈탄소화 등으로 늘어난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올 상반기 기준 전 세계 원전은 총 436기다. 발전 용량은 약 4억1600만kW로 종전 최고치인 2018년의 4억1445만kW를 넘어섰다. 지난 10년간 늘어난 원전만 70기에 달한다.
발전 용량으로 따지면 6% 정도 증가한 수치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펼친 탈원전 추세가 무색할 정도다.
신규 원전 건설을 주도하는 나라가 중국과 러시아다.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자료를 보면 중국의 차세대 원전 기술은 미국보다 10년 이상 앞선 상태다.
원자력 에너지 개발과 생산능력 면에서도 월등하다. 민간기업 주도인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중국은 국가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기 때문이다. 중국서 가동 중인 56기의 원전 중 39기가 최근 10년 사이에 건설된 것이다. 발전 용량도 10년간 4배로 늘어났다.
원전을 한 기 건설하는 데 들어가는 부품은 1000만 개 정도다. 자동차나 항공기 산업과 비교 불가한 수준이다. 원전 건설을 중단하면 공급망을 좀처럼 재건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보면 2050년까지 전 세계 전력 수요는 현재 수준의 2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량은 일본의 연간 소비량 수준이다. 한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수도권 전체 전력 수요의 4분의 1가량 전력이 필요하다.
미국과 유럽 등 22개국이 2050년까지 필요한 발전 목표를 채우려면 600기 이상의 원전을 건설해야 한다. 현재 추진 중인 160기의 3배 이상이다.
2050년을 목표로 핵융합발전 기술을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강하다. 한국도 체코 두코바니 원전 우선협상자에 만족할 때가 아니다.
글로벌 원전 생태계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기술을 발전시켜야 할 시점이다.
김종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85kimj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