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경기 침체의 우려에서 벗어나 낮은 인플레이션 속에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의 언론 매체 액시오스는 26일(현지시각) “지난 2020년 잭슨홀 미팅 당시부터 4년 동안 줄곧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지난주에 열렸던 올해 회의에서 처음으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그런 우려에서 벗어났다”고 보도했다.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제 세계 경제가 낮은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처음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연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앨런 블라인더 전 연준 부의장은 이 매체에 “지금 세계 경제가 대체로 순항하고 있으며 미국 경제도 매우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라인더 전 부의장은 또 다른 매체인 마켓워치에 "연착륙을 위해서는 비행기의 속도를 줄여야 하고, 경기 침체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는 15%보다 훨씬 높지 않다"고 말했다.
카렌 다이넌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도 액시오스에 “미국 경제의 토대가 매우 좋다”면서 “잭슨홀에 모였던 전문가들이 모두 낙관적이었다”고 말했다. 다이넌 교수는 마켓워치에 "과거에는 실업률 상승이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이번에는 다르다"며 "지난 몇 년 동안 이민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들이 일자리를 찾고 있어 실업률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업률이 일정 퍼센트포인트 상승하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믿는 사람들이 있으나 현재로서는 그 경험 법칙이 적용되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미국과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상향 조정했다. 이 은행은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꺾이고 있으나 성장 둔화 조짐으로 예상보다 고용시장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며 올해 미국과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25%에서 35%로 올렸다. JP모건은 미국이 내년 말까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45%로 제시했다. 이 은행은 보고서에서 미국 실업률이 4개월 연속 상승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GDP 나우(now)' 모델이 26일 올 3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연율 기준 2.0%로 제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날 연준이 9월 17, 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연준이 경기 침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면 0.5%포인트 금리를 내리는 ‘빅 컷’을 할 수도 있으나 고용시장이 급속하게 냉각하지 않으면 점진적인 금리 인하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은행은 최근 발표된 실업지표를 고려하면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아주 부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6일 오후 현재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 내릴 확률이 68%, 0.5%포인트 인하 확률이 32%로 나타났다. 불과 1주일 전에는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76%,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25%였다. 이는 곧 금리 선물 투자자들이 '빅 컷' 확률을 점점 높이고 있다는 뜻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