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들은 버핏이 애플에 실망해 주식을 내다 판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가파른 애플 주가 상승이 버핏의 차익실현 매도로 이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올 후반 애플이 인공지능(AI)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다시 성장 흐름을 강화할 것이란 낙관 전망을 뒤집을 악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애플 약세
애플은 5일(현지시각) 뉴욕 주식 시장 폭락세 속에 4.8% 급락했고, 6일에도 오전 장에서 2% 더 떨어졌다.
M7 빅테크 종목이 대부분 반등했지만 애플은 알파벳과 함께 하락세를 기록했다.
애플 약세가 지속된 최대 배경은 버핏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버크셔의 애플 보유 지분 감축 공시였다.
버크셔는 3일 공시에서 2분기 말 현재 애플 보유 지분이 약 절반으로 줄었다고 공시했다. 애플 보유 지분 가치가 842억 달러에 그쳤다.
차익실현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버핏의 애플 지분 매각이 애플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어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애플 주가가 그동안 큰 폭으로 오르는 바람에 버크셔 포트폴리오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진 데다, 애플 밸류에이션 역시 높아져 한 차례 정리가 필요하다고 버핏이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들은 보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의 웜지 모핸은 애플 매수 추천을 재확인했다.
모핸은 분석 노트에서 버핏의 애플 지분 매각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또는 다른 이유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면서 애플의 펀더멘털에 대한 생각을 바꿀 정도의 큰 문제 때문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는 애플이 지난 수 년간 가파른 주가 상승세로 버핏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칠 정도로 높아졌다면서 비중을 줄이려 버핏이 지분 절반을 매각한 것으로 봤다.
애플은 한 때 버크셔 투자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차지하기도 했다.
BofA의 모핸은 버핏의 매도에 다른 배경이 없기 때문에 애플 주가에도 영향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버핏이 애플 보유 지분 거의 절반을 내다 판 2분기에 애플 주가가 23% 상승했다는 점은 애플이 탄탄한 펀더멘털을 구축하고 있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고평가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는 모핸과는 결이 조금 다른 분석을 내놨다.
애플 주가 고평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분석이다.
다만 사코나기 역시 실적상회(매수) 추천을 유지해 근본적인 문제는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사코나기는 버핏의 애플 지분 축소가 가치 투자자 버핏이 보기에 애플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사코나기는 버핏이 애플을 탄탄한 기업으로 공개적으로 칭송하기는 했지만 그는 이전에도 꽤나 밸류에이션에 민감한 투자자였다면서 애플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것이 그에게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버핏이 애플 보유 지분 대부분을 주가수익배율(PER) 15배 수준에서 확보했다면서 버핏은 20배 이하에서는 애플 지분을 추가하고, 30배 이상 수준에서는 감축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애플은 2분기 중 PER이 30배를 웃돌았다.
애플은 이날 2.04달러(0.97%) 하락한 207.23달러로 마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