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는 보유 애플 지분 거의 절반을 2분기 중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크셔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0-Q 보고서에서 애플 보유 지분 대량 매각 사실을 공개했다.
한편 실적 발표에 따르면 버크셔의 2분기 영업이익은 15% 증가했고, 애플 지분 매각 등으로 인해 보유 현금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인 2770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지분 매각
버크셔는 1분기 중 애플 보유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2분기에 매각 규모를 대폭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버핏이 애플 지분을 2분기에도 매각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많았지만 매각 규모가 이 정도일 것이라는 전망은 없었다.
버핏이 1000만주 정도를 매각했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버크셔가 제출한 공시에 따르면 버크셔의 애플 지분 규모는 1분기 7억8900만주에서 2분기에는 약 4억주로 줄었다. 절반 정도를 팔아치운 것이다.
애플의 2일 마감가 219.86달러를 기준으로 버크셔의 애플 보유 지분 가치는 약 880억 달러로 줄었다.
그렇지만 버크셔는 여전히 애플 전체 지분의 약 2.6%를 소유하고 있다.
왜 팔았나
버핏이 애플 지분을 왜 매각했는지는 공시에 설명되지 않았다.
추측은 가능하다.
버핏이 느끼기에 애플의 현재 주가가 정점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또 이전까지 버크셔 투자 포트폴리오의 40% 넘게 차지하던 애플 비중이 지나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버핏은 이미 애플 투자로 큰 평가 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220달러 수준인 애플 주식을 그는 주당 34달러 안팎에 사들였다. 주로 2016~2018년 사이 애플 주식을 대량으로 확보했다.
지난해 말에는 애플 보유 지분 규모가 9억500만주에 이른 바 있다.
이번 공시로 볼 때 버핏은 애플 주가가 인공지능(AI) 아이폰 기대감으로 뛰던 2분기를 매각 시점으로 삼았던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투자자들은 애플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코카콜라처럼 버크셔의 '영원한' 보유 종목이 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2분기 대량 매각으로 보면 이같은 판단이 틀린 것이었음이 입증된다.
버크셔는 2분기 주식 매각으로 세후 기준으로 470억 달러를 확보했다. 거의 대부분이 애플 주식 매각에서 나왔다.
이제 투자자들은 버핏이 애플 주식을 계속해서 매각해 지분을 모두 털어버릴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보유 현금 사상 최대
버크셔는 자동차 보험사 가이코 등의 산하 업체들의 선전과 보유 주식 매각으로 2분기 중 세후를 기준으로 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비 1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후 영업익은 모두 116억 달러에 이르렀다.
덕분에 2분기 말 현재 보유 현금 규모는 277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분기 말 1890억 달러에서 대폭 늘었다.
주로 애플 지분을 매각한 데 따른 것이다.
버크셔는 2분기 중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해 770억 달러를 확보했다. 이 돈 대부분이 애플 주식 매각에서 나왔다.
버크셔는 2분기 중 자사주 매입도 크게 줄였다.
이 기간 사들인 자사주 규모는 고작 3억4500만 달러어치로 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로는 수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직전인 1분기에는 26억 달러어치, 지난해 4분기에는 22억 달러어치를 사들인 바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