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에게는 많은 추종자가 있다. 그가 해온 투자 방식이 곧 정석이고 그는 전설이기 때문이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3일(이하 현지시각) 보유하던 애플 주식을 절반 가까이나 매각해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1분기 때도 꽤 많은 애플 주식을 내다 팔았다. 개미 투자자들에게 버크셔 해서웨이의 애플 지분 축소는 아이폰 제조사의 성장 스토리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해석될 수 있다. 과연 그럴까? 블룸버그통신은 4일 월스트리트의 많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투자자들에게 “차분함을 유지하라”고 권유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재 애플 지분은 약 840억 달러(약 11조4366억원)로, 3월 말 약 1400억 달러에서 대폭 줄어든 수치다. 매각은 애플 주가가 23% 상승하고 S&P500 지수가 연속 기록을 세우는 등 시장이 한참 뜨거웠던 기간 동안 이루어졌다. 2016년 워런 버핏이 처음 애플 지분을 공개한 이후, 애플 주가는 거의 900% 상승하며 버크셔 해서웨이에 엄청난 수익을 안겨주었다.
이제 애플을 뜨겁게 달궈온 동력이 식은 것일까?
인테그리티 애셋 매니지먼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조 길버트는 "버핏의 애플 지분 축소는 단지 리스크 관리에 관한 것일 뿐이다"라고 단정했다. 그는 “애플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에 대해 어떤 우려가 있었다면 버핏은 전체 지분을 처분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버크셔의 포트폴리오 공개는 애플이 자체 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 며칠 만에 이루어졌다. 이 실적 발표에서는 매출이 다시 성장세를 보였고, 새로운 인공지능(AI) 기능들이 향후 몇 분기 동안 아이폰 판매를 증가시킬 것이라는 신호를 보였다. 실제로 애플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안정세를 보였고, 결국 한 주를 상승세로 마감했다.
최근 몇 년간 버크셔의 애플 지분이 너무 커져 일부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분을 축소해야 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CFRA의 연구 분석가 캐시 사이퍼트는 "이렇게 과도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으면 일부 이익을 실현하고 집중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아직도 버크셔는 꽤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녀의 말대로 매각 후에도 애플은 여전히 버크셔의 가장 큰 단일 지분이다. 버크셔가 애플 지분을 축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5월 연례 회의에서, 회사는 올해 첫 분기에 지분을 축소했음을 밝혔다. 당시 버핏은 세금 문제도 매각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암시했다.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를 포함한 다른 이들은 애플의 브랜드 충성도와 미래 성장을 지적하며, 2025년과 2026년에 매출 성장을 이끌 대규모 업그레이드 사이클의 문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브스는 "일부는 이를 신뢰 문제로 읽을 수 있지만, 애플은 대규모 AI 주도 슈퍼 사이클과 함께 강력한 분기를 방금 발표했으며, 지금이 나가기 버튼을 누를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애플은 최근 버크셔가 축소한 유일한 지분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버크셔는 7월 중순 이후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지분도 8.8% 줄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투자자들이 애플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들은 애플이 건강한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시장보다 빠르게 수익을 성장시킬 것이라고 본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